'뮤지컬 디바' 소냐 "아이다는 제 숙명…젖먹던 힘까지 쏟아냈죠"

입력 2013-03-27 16:42
수정 2013-03-28 02:53
'아이다'에서 열연하는 '뮤지컬 디바' 소냐…흑인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끼' 맘껏 발산



“몇 달 동안 아이다로 살아왔지만 아직도 많이 헷갈려요. ‘강한 아이다’와 ‘여린 아이다’ 사이에서요. 어느 지점이 최상일지 여전히 아이다와 싸우고 있죠.”

뮤지컬 ‘아이다’ 공연장인 서울 신림동 디큐브아트센터 분장실에서 만난 가수 겸 뮤지컬 배우 소냐가 던진 첫마디는 뜻밖이었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차지연과 번갈아 아이다 역을 맡고 있는 소냐는 배역에 완전히 녹아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프리카 누비아의 철없던 공주 아이다가 이집트에 포로로 끌려온 백성들을 위로하고 절망에 빠진 그들에게 힘을 불어넣는 장면들에서 그가 앙상블 배우들과 빚어내는 하모니는 ‘역대 최강’이라는 찬사를 받는다. 이만하면 충분할 법도 하지만 소냐는 아직 만족하지 못한 표정이다.

“캐릭터가 흔들릴 때가 있어요. 초반엔 훨씬 강하고 당찬 아이다였는데 관객들의 정서와 반응에 따라가다 보니 여성스러워지고 부드러워졌다고 할까요. 얼마 전 연출 선생님(박칼린)께 ‘너무 착해진 거 아냐’는 얘기를 들었을 때 아차 싶었어요. 다시 단단해지고 드세질 필요가 있어요.”

뮤지컬 배우 14년차인 소냐는 공연 프로그램 책자에 “아이다는 숙명 같은 작품, 너무나 간절했던 공연, 첫사랑을 만난 느낌”이라고 적었다. 19세였던 1999년 ‘페임’으로 데뷔한 이후 ‘지킬 앤 하이드’ ‘렌트’ ‘마리아 마리아’ 등 수많은 공연에서 주역을 꿰차며 뮤지컬 디바로 이미 자리 잡았고, 지난해 초 KBS 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 고정 출연으로 대중적인 인지도가 급상승한 그에게 ‘아이다’는 왜 그리 간절하게 다가왔을까.

“제 서양적인 외모에 간섭받지 않고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그런 작품은 드물어요. 흑인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감성을 마음껏 살리고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죠. 음악도 매우 좋아 꼭 하고 싶었어요.”

아이다는 상당한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배역이다. 그는 “이전 출연작 중 가장 힘들었던 ‘마리아 마리아’보다 몇 배는 더 많은 에너지를 요구한다”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힘을 뽑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4개월째 진행된 장기 공연에서 오는 피로감도 상당하다. 지난달 중순 이후 체력이 떨어져 5일 연속 링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온몸이 땀으로 다 꺼지는 것 같은 최악의 컨디션일 때에도 한 번도 무대를 놓치지 않았다. 소냐는 앙상블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최고의 앙상블입니다. 그들과 호흡을 맞추고 에너지를 나누다 보면 다시 힘을 얻습니다. 다행히 최근 들어 체력이 회복돼 남은 한 달 동안 앙상블들과 행복하게 아이다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소냐는 뮤지컬 배우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에서는 뮤지컬계를 대표해 남경주와 듀엣으로 노래를 불렀다. 아이다 공연이 끝나도 쉴 틈이 없다. 내달 초부터 녹음에 들어가는 미니 앨범으로 가수 활동을 재개하고, 올 하반기 성남아트센터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연이어 공연되는 차기작 ‘잭더리퍼’ 연습에도 들어간다.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무대에 설 수 있다는 자체가 제 꿈을 이룬 것이죠. 순간순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당장은 ‘최상의 아이다’를 보여 드려야죠.”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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