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BBB' 등급 건설사들의 경우 1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비중이 전체 만기도래 규모의 60%에 달해 단기에 상환 부담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회사채 발행 여건 등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차환 위험이 부각될 수 있습니다."
박춘성 한국신용평가 기업그룹평가본부 실장은 26일'2013년 제1차 KIS 크레디트 이슈 세미나'에서 "30여개 건설사를 분석한 결과, 사업포트폴리오가 주택 등 건축 공종에 집중된 신용등급 'A', 'BBB' 등급 건설사들은 주택사업 관련 수익성 하락과 영업자산 부담이 지속되면 유동성 대응력이 크게 약화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신용등급 'A', 'BBB' 등급 건설사의 1년 이내 만기 도래 회사채 규모가 총 3조3000억원에 이른다고 박 실장은 전했다. 특히 'BBB'급 건설사의 단기성 차입금은 2008년 당시 957억원에서 2012년 9월 말 2881억원으로 확대돼 증가율이 201.0%에 달했다.
이와 함께 중견건설사들의 경우 보유 유동성과 대체자금조달을 통해 회사채 상환자금을 조달하고 있어 유동성 대응력이 점진적으로 소진되고 있다는 평가다.
한신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단기자금 소요액을 유동성원천으로 나눈 지표인 유동성커버리지를 기준으로 분석한 건설업계의 유동성 대응능력은 2008년 대비 상당히 약화됐다. 전체 건설사들의 평균 유동성커버리지는 2008년 149%에서 지난해 9월 122%로 밀렸다.
이는 해외사업의 선수금 유입 감소와 주택경기 침체로 매출 채권 혹은 재고자산 등 운전자본 부담이 확대됐고, 재무부담 확대와 만기 단기화로 1년 이내 차입금 상환부담이 증가한 탓이다. 이와 함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규모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자금조달여건 악화로 인해 PF 만기가 단기화된 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등급별로는 신용등급 'A'급과 'BBB급' 건설사가 주택사업 수익성 저하와 운전자본 부담으로 영업현금흐름이 부진한 상황에서 단기성차입금과 PF 우발채무의 증가가 더해져 상위 등급 회사들 대비 유동성커버리지가 종전 98%, 92%에서 79%, 62%로 추락했다. 'AA'급 건설사의 경우 단기차입금 증가에도 불구하고 유동성확보에 활용 가능한 자산이 늘어나 유동성커버리지가 200%대(218%)를 유지했다.
아울러 2008년 이후 건설업계 전반적으로 PF 우발채무는 감소했지만 이는 상당 부분 단기차입금으로 대체된 바 있어 실제 상환 부담 감소분은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또한 나머지 PF의 경우 '유동화기업어음(ABCP) 비중 확대로 유동성 부담이 증가했다고 꼬집었다.
박 실장은 "앞으로도 건설사들의 유동성 위험은 주로 단기성 차입금 및 PF 우발채무 차환 가능성, 주택사업의 수익성 및 운전자본 부담 등에 따라 차별화될 것"이라며 "특히 PF 우발채무 부담이 큰 'A'급 건설사들의 경우 향후 PF 축소과정에서 사업지의 질적 차이, 주택사업 역량 등에 따라 업체간에 차별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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