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 투자성향서 탈피…日·신흥국 주식투자도 확대
▶마켓인사이트 3월25일 오후2시 31분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공적연금(GPIF)이 이르면 올해 안에 주식과 해외 인프라 자산 매입에 공격적으로 나선다. 극도로 보수적이던 과거 투자 성향에서 벗어나 투자 포트폴리오를 전면 수정한다는 계획이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GPIF는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 가운데 67%를 차지하는 일본 국채 비율을 낮추고, 국내외 주식 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또 수천억엔을 들여 선진국의 도로·항만사업과 신흥국의 수도·전력사업 등에도 투자할 방침이다. 5년에 한 번 실시하는 투자 포트폴리오 심사와 변경 작업도 1년에 한 번으로 바꾸기로 했다.
GPIF는 일본 국민연금과 후생연금의 적립금을 운용하는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120조엔(약 1400조원)에 달한다. GPIF는 2004년 이후 9년째 투자 포트폴리오를 단 한 번도 바꾸지 않았다. GPIF의 일본 증시 투자 비중은 11%, 해외 증시 비중은 9%에 그친다. 해외 인프라 투자는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다.
미타니 다카히로 GPIF 이사장은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가 무제한 양적완화에 들어가면 일본 국채금리가 상승(채권 가격은 하락)하면서 투자 이익이 감소한다”고 말했다. 그는 “닛케이225지수가 계속 오르고 있지만 아직 일본 주가는 그리 비싸다고 볼 수 없다”며 “일본과 신흥국 증시 투자를 늘리겠다”고 덧붙였다.
GPIF는 2008년 금융위기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등 여러 고비를 거치면서도 매년 3% 정도 수익률을 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자산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수익률이 낮고 투자 패턴이 천편일률적”이란 비판을 받아 왔다.
GPIF의 투자 전략 변화는 시장에 새로운 온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GPIF의 풍부한 자금이 증시에 유입될 경우 도쿄증시가 유동성 랠리를 펼치는 데 도움을 주고, 일본이 금융 허브로 성장하는 새 발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GPIF가 해외 인프라 투자를 위해 엔화를 팔고 현지 외화를 사면서 엔저(低)를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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