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팅 브레이크’라는 이름만 들어도 당장 튀어나갈 듯한 기분이 들지 않는가. 메르세데스 벤츠의 CLS 250 슈팅 브레이크는 ‘무서운’ 차다. 시승하면서 간담이 서늘했던 순간이 여러 번 있었다. 스포츠카처럼 엄청난 마력에 최고 속도가 250㎞까지 가는 건 아니지만 체감 속도는 상상 이상이다.
슈팅브레이크는 벤츠가 쿠페 스타일의 디자인에 화물 공간을 추가한 왜건 모델에 붙이는 이름이다. 사냥개와 사냥총을 싣고 달릴 수 있는 자동차라는 뜻에서 유래했다. 4도어 쿠페 CLS를 기본으로 만들었다. 시승한 차의 색깔은 녹석류석(hyazinthrot metalic)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어려운 이름을 가진 색상인데 체리 빛깔에 가까운 화려한 빨강이다. 디자인은 스포티하면서 우아하다. 뒤트렁크로 이어지는 미끈하고 유려한 곡선은 ‘짐차’로 취급받기 쉬운 왜건도 세련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가늘게 실눈을 뜬 모양의 리어 램프는 독특한 개성을 뽐낸다. 실내는 고급스럽다. 센터페시아에 아날로그 시계가 박혀 있어 고전적 느낌을 준다.
배기량 2143㏄, 직렬 4기통 DOHC 커먼레일 디젤 엔진은 3800rpm에서 최고 출력 204마력을 낸다. 저속에서 토크감이 좋다. 1600rpm에서 최대 토크 51.0㎏·ｍ에 도달한다. 액셀러레이터를 살짝 밟으면 날렵하게 빠진 유선형 몸매로 공기를 시원스레 가르고 치고 나간다. 제로백은 7.8초. 속도가 무섭게 올라간다. 바퀴가 노면을 밟는 느낌이 온 몸으로 고스란히 전달되고 속도감이 그대로 느껴진다. 차체가 낮아 옆 차로에 차가 스쳐 지나가면 짜릿한 느낌이 든다. 차선을 바꿀 때 각진 사이드 미러가 작아 답답했다. 7G TRONIC 트랜스미션은 속도에 따라 재빠르게 변환된다. 19인치 휠타이어가 장착돼 코너링할 때 든든하다. 후륜 구동에서 매끈하고 날렵한 코너링을 보여준다. 핸들링도 날카롭다. 쿠페보다 무게가 60㎏이나 무거운데 굼뜬 느낌이 전혀 없다. 디젤 모델이어서 약간의 덜덜거리는 소음과 진동이 있지만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엔진이 열심히 펌프질하는 것 같은 ‘살아 있는’ 느낌이 든다.
연비는 무려 15㎞/ℓ. 실제 주행해보니 11㎞/ℓ 정도가 나왔다. 운전의 재미를 선사해주지만 8900만원이란 가격은 만만치 않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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