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포커스]대한항공, 지주 전환 '긍정적'…지분변화 향후 '변수'

입력 2013-03-25 09:16
대한항공의 지주체제 전환이 중장기적으로 회사 가치를 높이는 데 긍정적일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증시전문가들은 향후 지배지분 구조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주주가치에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25일 "대한항공의 지주회사 전환 결정으로 회사 가치의 질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며 "그러나 단기적으로 주주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거나 다소 부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22일 지주회사인 한진칼홀딩스(가칭)와 항공운송 사업회사인 대한항공으로 분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6월 말 분할계획서 승인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8월 1일자로 분할을 완료할 계획이다.

투자사업부문을 분할해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주주가 지분율에 비례해 분할신설법인의 주식을 배정받는 '인적분할' 방식이며 순자산기준으로 한진칼홀딩스와 대한항공은 각각 0.1945968:0.8054032 비율로 분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이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인적분할 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순환출자구조 해소를 위한 첫 단계이며 장기적으론 지배구조 투명화와 핵심사업 역량이 강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 전환으로 그룹의 순환출자고리 해소와 지배구조 투명성을 개선할 것"이라며 "한진칼홀딩스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한 그룹체제를 완성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한진그룹의 지분구조는 '정석기업→한진→대한항공→정석기업'으로 이어지는 순한출자구조다. 이번 대한항공의 '인적분할' 이후 지주회사인 한진칼홀딩스의 추가적인 지분 매입이나 합병 등을 통해 순환출자고리를 완전히 해소할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순환출자구조 해소를 위한 다음 단계로 '한진'이 보유한 대한항공 지분 9.8%를 대한항공이 다시 가져오는 과정에서 회사의 주가 부양 의지가 약해지거나 대규모 비용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분할 후 추가적인 지배구조 개선작업에 따라 분할(신설)기업의 주가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심원섭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분할 결정이 대한항공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일 것"이라며 "주가 방향성은 분할 후 추가적인 지배구조 개선작업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예상 가능한 수순은 한진칼홀딩스의 지배구조상 합병 등 추가절차 진행, 분할 후 대한항공의 보유지분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다.

심 연구원은 "분할에 따라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매우 높은 수준(부채 비융 1000%)으로 상승하는 점은 부담요인"이라며 "항공사의 높은 부채비율은 향후 항공기 제작사와의 거래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보유지분 중 일부를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한항공의 주가는 분할일까지는 실적에 연동되는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대한항공의 1분기 실적은 업황 악화 등에 따라 부진을 지속할 것으로 추정된다.

송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6% 줄어든 2조9811억원, 영업손실은 446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될 것"이라며 "1분기 영업실적 부진은 수요부문에서 일본선 인바운드(국내 방문) 여객 급감세와 화물부문의 감소폭이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경쟁심화로 인한 전반적인 수송단가(Yield) 하락과 제트유가가 재상승에 따른 비용부담,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에 따른 외화환산손실 등도 실적 부진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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