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인상, 재정지출 삭감 등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경제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가 평균 2.2%에 달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월 조사 때의 1.7%보다 높았다.
올초 단행된 세금 인상(부자 증세·사회보장세 인상)과 이달 초 발동된 연방정부의 시퀘스터(예산 자동삭감) 조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등 악재가 소매 판매, 주택시장, 제조업, 고용시장 등 경제 전반의 호전된 지표에 묻히고 있는 양상이다.
데이비드 버손 네이션와이드보험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퀘스터가 실물경제에 바로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며 “하반기에 가서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1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에서 2.8%로 높였다.
미국의 소매 판매는 지난달 1.1% 늘어나 4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1월에 줄었던 주택착공 건수도 다시 증가했고, 건축허가 건수는 4년8개월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2월 주택매매 건수는 전월보다 0.8% 늘어난 498만채(연율 기준)로 3년 만에 최고치였다. 제조업경기지수도 3월에 확장세로 돌아섰다. 실업률은 꾸준히 하락해 지난달 7.7%로 떨어졌다. 4년여 만의 최저치다.
주택가격 상승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증시호황에 따른 ‘부의 효과(wealth effect)’가 소비지출을 자극하는 선순환 구조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래리 캔터 바클레이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다른 지표보다 경제 회복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지표는 자동차 판매”라고 말했다. 2월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7% 늘어났다. 시장조사업체인 JD파워는 3월 판매량이 전월보다 8%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WSJ는 다만 재정적자 감축을 둘러싼 정치권의 대립과 여전히 높은 실업률이 경기불안 요인으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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