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남서쪽 해역에 걸쳐 있는 ‘난카이(南海) 해구(海溝)’에서 대지진이 발생할 경우 최대 220조엔 가량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재작년 터진 동일본 대지진 피해액의 약 13배, 1995년 한신 대지진의 23배에 이르는 규모다.
일본 내각부는 1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문가검토회의 보고서를 발표하고, 해당 지역의 방재대책을 촉구했다. 내각부 전문가검토회는 작년에 태평양 연안 난카이 해구에서 규모 9.1의 거대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피해액 추산에는 직접적인 손실액과 함께 피해지역 복구비용과 전국에 파급될 경제적 손실까지 포함됐다. 사망자는 최대 32만3000명, 피난민 수는 9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난카이 해구는 일본 태평양 연안의 시즈오카현 쓰루가만에서 미야자키현 앞바다까지 약 750㎞에 걸쳐 있는 해저 지형을 말한다. 태평양 쪽의 필리핀판과 대륙판의 경계선상에 있기 때문에 지진 발생 위험이 큰 곳으로 분류된다.
지역별로는 인구가 밀집돼 있는 오사카의 피해액(24조엔)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됐다. 시즈오카현(19조9000억엔) 미에현(16조9000억엔) 에히메현(10조9000억엔) 고치현(10조6000억엔) 등도 10조엔 이상의 대형 피해를 입을 것으로 추정됐다. 일본 내각부는 “난카이 해구에서 대지진이 발생하면 2700여만 가구가 정전피해를 입고 교통 및 통신시설도 대부분 마비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번에 추산된 피해액 220조엔은 올해 일본 정부 예산(92조6000억엔)의 두 배를 넘고,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42%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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