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철주 돌연 사퇴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의 발목을 잡은 공직자 주식 백지신탁제도는 고위 공직자가 직무상 얻은 정보를 주식 거래에 이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2005년 도입됐다.
공직자윤리법 제14조 4항에 따르면 고위 공직자는 본인과 이해관계자(배우자와 직계존비속)가 보유한 주식이 직무 연관성이 있고, 3000만원을 초과하면 보유 주식을 모두 매각하거나 금융회사에 백지신탁해야 한다. 신탁계약이 체결되면 금융회사는 이를 60일 내에 처분해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백지신탁을 해야 하는 고위 공직자 대부분은 백지신탁 자체보다 신탁계약 체결 후 관련 주식이 임의로 처분된다는 점을 꺼린다”고 말했다.
백지신탁을 해야 하는 고위 공직자의 범위는 재산 공개 대상자와 금융을 담당하는 4급 이상 고위 공무원이다. 국회의원과 장·차관을 포함한 1급 이상 공직자가 재산 공개 대상이다. 중기청장은 차관급이기 때문에 백지신탁 대상자에 포함된다.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에서 직무 연관성이 없다고 판단할 경우 주식을 백지신탁하지 않아도 된다. 심사위는 9명으로 구성되는데 국회와 대법원장, 대통령이 3명씩 추천한다. 국회의원은 대부분 직무 연관성이 없는 상임위원회를 선택해 백지신탁을 피해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중소기업인이 공직에서 일하는 것을 원천봉쇄하는 법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소기업 경영자 출신인 강은희 새누리당 의원은 “백지신탁제도의 취지는 지켜져야 하지만 현행법은 기업인들에게 자신의 회사를 포기하라고 강요하는 수준”이라며 “중소기업인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보다 많이 반영하기 위해서라도 기업인 출신 공직자들이 경영권을 지킬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외 기업 주식의 경우 일단 직접적 업무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간주돼 매각·백지신탁 심사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여기에 해당된다.
미국은 1978년 공직자윤리법 제정 이후 모든 연방 공무원은 백지신탁을 의무화하고 있다. 연방 공무원들은 자신과 배우자, 자녀가 보유한 주식 채권 파생상품 임대수익부동산 등을 자신의 업무 등과 무관한 독립된 법인이나 사람을 수탁인으로 선정, 백지신탁해야 한다.
도병욱 기자/워싱턴=장진모 특파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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