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산업銀 "STX팬오션 인수 의사 있다"

입력 2013-03-13 20:37
수정 2013-03-14 02:28
"공개 매각 실패 땐 경영권 인수" 사측에 전달


<P target="_blank">▶마켓인사이트 3월13일 오전 6시21분


산업은행이 STX팬오션 경영권을 인수할 수 있다는 의사를 STX그룹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개매각에 실패할 경우’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국책은행이 STX그룹의 구원투수로 나서겠다는 적극적인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STX그룹은 오는 29일 오후 3시까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한 뒤 공개 경쟁 매각 추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공개매각이 무산되더라도 산업은행이 뒤를 받치고 있어 그룹 유동성에는 도움이 될 전망이다.

○산업은행, 인수 의사 전달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13일 “STX팬오션 공개매각이 실패할 경우 산업은행이 STX팬오션 경영권을 인수할 수 있다는 의사를 최근 회사 측에 전달했다”며 “STX그룹이 그동안 진행해왔던 비공개 매각을 공개 매각으로 바꾼 이유도 이 제안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개 매각은 단점도 있지만 매각 절차를 투명하고 빨리 진행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은행이 조건을 달긴 했지만 STX팬오션의 경영권을 인수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산업은행은 STX그룹 주채권은행이면서 STX팬오션 지분 14.99%를 보유한 2대주주다. 그동안 STX팬오션 매각에 대해 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6일 1차 예비입찰 결과 마땅한 인수 후보가 나서지 않자 공개매각으로의 전환 등 적극 관여하기 시작했다.

○매각 성사 여부는 대기업이 관건

STX팬오션이 산업은행 외에 다른 주인을 찾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 관건은 인수 후보가 나설지 여부다. 지난 6일 예비입찰을 실시한 결과 해운업을 경영할 수 있는 전략적투자자(SI)는 한 곳도 없었다. 해외 재무적투자자(FI)들만 입찰에 참여했다.

산업은행이 뒤를 받쳐주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국내 1위 벌크해운사 경영권에 관심은 있지만 더 싼값에 살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으로 판단해 인수를 망설였던 기업들이 있기 때문이다.

매각에 정통한 관계자는 “STX팬오션과 해외에서 경쟁하고 있는 대형 선사들도 여전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가장 적합한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현대차 CJ SK 포스코 등 국내 대기업은 여전히 미온적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STX팬오션의 외부차입금이 4조5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이를 원활하게 차환하기 위해선 신용이 높은 대기업이 인수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며 “결국 국내 대기업이 입찰에 참여하느냐가 공개매각 성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실패시 PEF 통한 인수 유력

공개매각이 무산되면 산업은행은 사모펀드(PEF)를 통해 STX팬오션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PEF가 STX팬오션을 인수하려면 구주뿐 아니라 상당한 규모의 신주도 인수해야 한다. 올해 초 STX팬오션 인수를 검토했던 PEF 관계자는 “대략적으로 따져보니 구주 인수 자금 4000억원, 신주 6000억원 등 총 1조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구주 매각 규모를 줄이고 회사를 되팔 때 STX그룹에 우선매수청구권을 주는 등의 방안도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 인수 자금은 산업은행 자체 자금으로 충당될 전망이다.

좌동욱/정영효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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