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장고', 이 홀로코스트처럼 적나라한 영화 좀 보소

입력 2013-03-09 08:00
수정 2013-03-09 09:53
[권혁기 기자] "오~ 장고, 오~ 장고." 극 초반BGM을 통해 제목이자 주인공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영화 '장고: 분노의 추적자'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B급 영화의 달인이 만들었으니영화는 화끈하다. 165분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 엉덩이가 조금 아프긴 했지만 영화는 시종일관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그러나 '장고'는 영화가 끝난 후 장고(長考)에 들어가게 만들었다. 그냥 스파게티 웨스턴에 동화적 요소를 가미한 와일드 액션 로맨스라는 새로운 장르라길래 '재밌겠구나'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유태인 대학살을 홀로코스트(Holocaust)라고 한다. 제2차세계대전 당시 독일은 유럽에 있는 유태인 600여만명을 학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장고'는 홀로코스트를 떠올리게 한다. 큰 줄거리는 장고(제이미 폭스)가 현상금 사냥꾼 닥터 킹 슐츠(크리스토프 왈츠)의 도움을 받아 캔디농장의 주인 캘빈 캔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서 아내 브룸힐다(개리 워싱턴)를 되찾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영화에서 주목해야할 것은 화려한 액션이 아니며 극중 유머러스한 대사도 아닌 그 과정이다.극의 배경은 미국 남북전쟁 2년전이다. 남북전쟁은 1861년부터 65년까지 미합중국의 북부와 남부가 벌인 내전으로, 북부가 이 전쟁에서 승리했고 전쟁 중인 1863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노예 해방 선언을 공표했다.영화는 시종일관 당시 흑인에 대한 차별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장고가 닥터 킹과 말을 타고 마을에 들어가 호프집에 들어가자 보안관이 나타나 "왜 내가 지키는 이 마을에서 장난을 치냐"라고 호통을 친다. 단지 흑인이 말을 타고 다니고, 맥주를 마셨다는 이유에서다. 제이미 폭스는 맥주를 마시는 장면에서 마치 처음 마셔본다는 세심한 연기로 이를 표현했다. 독일 출신인 닥터 킹은 이런 노예제도에 반감을 갖고 있는 지성인이자, 장고로 하여금 현상금을 위해 아들 앞에서 아버지를 죽이게 만드는이중성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이후 닥터 킹의 변화는 스포일러성이기에 생략한다.'장고'는 아직까지도 남아 있는 미국내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을 꼬집는다. 남북전쟁 후에 생겨난 인종차별주의적 극우비밀조직 쿠클럭스클랜(Ku Klux Klan), 일명 KKK단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풍자한다. "빌어먹을 하얀 두건의 눈 부분이 작아서 앞이 안보여." "젠장, 우리 아내가 밤까지 새워가며 만들었는데. 이렇게 불평불만 늘어놓을거면 난 집에 갈테다." 이런 식이다. 인종차별의 정점에 서 있는 사람이 바로 캔디다. 캔디는 자신이 사육(?)하는 만딩고 선수인 흑인 노예를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아니, 이기면 따뜻한 침대에 여자까지 품을 수 있는 사람이지만 지면 그냥 개먹이 신세가 된다. "흑인의 머리에는 노예근성을 다루는 부분이 따로 있다"라는 캔디는 당시 사회에서 백인의 사상을 반영한다.어찌보면 이 영화는 독일이 스스로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세운 것처럼, 자국의 아픈 역사를 되씹어보게 만든다. 3월21일 개봉. 참고로 소설 '삼총사' '철가면' '몽테크리스토 백작' '여왕 마고' 등을 집필한 프랑스의 대 문호 알렉산드르 뒤마(1802~1870)는 프랑스 귀족 아버지와 아이티 출신 흑인 노예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사생아다. (사진 출처: 영화 '장고: 분노의 추적자' 스틸컷)한경닷컴 w스타뉴스 기사제보 news@wstarnews.com▶ 싸이, 4월 단독콘서트 개최..5만 관중 앞 신곡발표 '기대' ▶ 라니아, 전신 시스루 의상 일부수정 “너무 야한 것 같아” ▶ 주원, '온리유' 캐스팅…영화 출연 세번째만에 주연 낙점 ▶ 이정재, 씨제스와 전속계약 체결 "'신세계'가 인연 맺어줘" ▶ '전설의 주먹' 황정민 "액션 연기, 몸이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