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유로존…일본식 장기불황 먹구름

입력 2013-03-08 16:49
수정 2013-03-09 07:27
성장률·물가 동시에 뒷걸음질 … 실업률 사상 최고
ECB 기준금리 고정에 "너무 낙관적" 비판 거세


한동안 잠잠하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다. 유럽중앙은행(ECB)은 7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에서 올해 유로존 성장률을 -0.5%로 전망했다. 지난해 12월에 내놓은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낮췄다. 올해 1.8%로 예상한 물가상승률도 내년에 1.3%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로존에 경제성장률과 물가가 장기간 동시에 침체되는 ‘일본식 디플레이션’이 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유로존 ‘일본식 디플레이션’ 오나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0.75%로 동결했다. “통화정책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 “하반기부터는 경제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며 낙관론을 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ECB가 시장을 너무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덴마크 단스크은행의 라스 크리스텐센 이코노미스트도 “어떤 방식으로든 통화량을 늘리지 않으면 유로존은 디플레이션에 빠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CB는 내년 유로존 물가상승률을 0.6~2.0%로 전망했다. 평균 1.3%다. 일반적으로 물가상승률이 1% 선으로 떨어지면 심각한 디플레이션으로 여긴다. 유로존 실업률은 사상 최고인 11.9%다. 유로존 은행의 기업대출은 지난 6개월간 1000억유로 줄었다. 그만큼 돈이 돌지 않는다는 얘기다. 독일의 지난 2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9%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독일도 유로존의 경제회복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위기가 끝났다고 섣불리 말하는 건 위험하다”며 “최악의 상황이 지나간 것은 맞지만 위기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CB 국채 매입 못 할 수도

정치 상황도 좋지 않다. 이탈리아 차기 총리로 유력시되는 피에르 루이지 베르사니 민주당 대표는 이날 “긴축 감옥에서 벗어나겠다”고 말했다. 원래 베르사니는 긴축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여론의 압박이 심해지자 공식적으로 노선을 바꿨다. 정치 불안이 계속되면서 지난 2월에만 340억유로가 이탈리아에서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정국도 불안하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해 5월 대선 때 55%에서 현재 30%까지 떨어졌다.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는 “역대 대통령 중 지지율이 가장 빨리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업률이 역대 최고인 10.6%까지 오르는 등 경제 상황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피에르 모스코비치 프랑스 재무장관은 최근 “유럽연합(EU)이 제시한 적자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올해 긴축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긴축하지 않으면 ECB가 이들 국가의 국채를 사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ECB는 지난해 9월 단기국채 무제한 매입 조치를 발표하며 “EU의 긴축 조건을 엄격히 이행하는 국가만 지원하겠다”는 전제를 달았다. 하지만 각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반긴축’을 천명함에 따라 ECB가 국채 매입을 재개할 수 없게 됐다. ECB의 국채 매입 조치 발표 이후로 상승세를 유지했던 유럽 금융시장이 일시에 흔들릴 수도 있다.

크리스티안 슐츠 베렌버그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탈리아 등 몇몇 국가가 스스로 ECB의 안전망에서 벗어나는 것을 선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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