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에게 듣는다 - 다날 최병우 대표
휴대폰 소액결제업체 다날에 기관, 외국인 등 ‘큰손’의 관심이 올 들어 부쩍 커졌다. 기관은 지난 1월21~22일 이틀간 48만4931주를 매집했다. 시가로 약 64억원어치다. 보름 뒤인 지난달 8일에는 외국인이 단일 계좌를 통해 전체 주식의 2.07%에 이르는 41만주가량의 매수 주문을 냈다. 기관과 외국인 매수세가 일어날 당시 주가는 5~10%씩 급등했다.
연매출 1000억원도 안되는 코스닥 중소업체 주식을 기관과 외국인이 단기간 대량 매수하는 일은 흔치 않다. 최병우 다날 대표(41·사진)는 “휴대폰 결제사업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 다날 본사에서 만난 최 대표는 “휴대폰 결제가 음악, 영화와 같은 디지털 콘텐츠 위주에서 의류, 책 등 실물로 확산되는 추세”라며 “2009년 15% 수준이던 실물결제 비중이 지난해 44%대까지 높아졌다”고 했다. 이어 “작년 2조9500억원 규모였던 휴대폰 결제 거래액이 올해 3조4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이 중 1조5500억원 정도는 다날을 통해 거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 법인의 실적 개선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해외에선 생소한 휴대폰 결제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다날은 2006년 중국, 2010년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작년에는 유럽 시장에도 진출했다.
최 대표는 “가시적인 성과가 미국에서부터 나올 것 같다”고 했다. 다날은 버라이즌, 스프린트 등 미국 현지 이동통신사와 계약을 맺어 인프라를 구축해 놓고도 콘텐츠사업자(CP·신용카드 업계의 가맹점 개념)를 늘리지 못해 고전했었다. 하지만 넥슨 미국법인 등 한국 게임·콘텐츠 업체를 중심으로 CP가 늘어나고 있고, 작년 4월 글로벌 결제회사 디스커버 고객을 공유하기로 해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1월 말 기준으로 다날이 확보한 미국 내 CP는 약 470곳. 미국 법인의 작년 연간 결제액은 전년 대비 약 300% 증가한 2200만달러였다.
중국 법인도 올해부터 이익이 발생할 것이라며 최 대표는 신명이 났다. 그는 “낮은 인터넷 보급률, 신용 결제에 대한 거부감 등으로 한국과 같은 형태의 휴대폰 소액결제는 어렵다”며 “당초 전략을 바꿔 충전카드 결제시장 위주로 공략 중이고 이게 효과를 보고 있다”고 했다.
스마트폰으로 내려받은 앱을 체크카드처럼 쓸 수 있는 전자 직불결제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예전엔 없던 새로운 시장이어서 성장성이 큰 반면 투자자금이 크게 들지 않아 리스크가 낮다는 이유에서다.
최 대표는 “사용자 입장에선 뚱뚱한 지갑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되고 소득공제율도 30%로 높은 데다 카드번호 등 금융정보를 노출시키지 않는 장점이 있다”며 “가맹점도 바코드 리더기만 있으면 별도의 단말기가 필요 없어 비용이 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체크카드 결제 금액이 올해 약 91조원으로 추정돼 휴대폰 결제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라며 “신용카드보다 낮은 1% 중반의 수수율로 가맹점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지난해 부진했던 실적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매출 감소는 2011년 분사한 다날엔터테인먼트 매출이 빠진 탓이며 실제로는 외형이 100억원가량 늘었다고 했다. 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것은 자회사 다날미디어와 다날게임즈의 지급보증 선 것을 영업외손실로 101억원이나 잡았기 때문으로 라는 설명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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