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리포트·낮은 목표가를 우선 봐야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목표주가가 시가총액 상위종목에서조차도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정보가 많이 공개된 시총 상위종목에서도 목표주가 최고치와 최저치가 최대 2배까지 차이 났다. 전문가들은 “시장을 바라보는 애널리스트들의 시각이 다른 만큼 목표주가도 차이 나는 게 자연스런 현상”이라면서도 “가장 최근 제시된 목표주가와 보수적인 전망치를 참조하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현대重 목표주가 2배 차이
28일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한국전력 LG화학 등 시가총액 상위 10개사의 목표주가를 비교해본 결과 목표주가 최고치가 최저치보다 27~100%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10종목 중 7종목에서 최저치 대비 최고치가 30% 이상 높았다. 40% 이상 차이 나는 종목도 4개였다.
증권사별로 전망이 가장 엇갈리는 종목은 현대중공업이었다. 현대증권은 지난 8일 22만원을 제시한 반면 LIG투자증권은 나흘 뒤 2배인 44만원을 목표가로 내놨다. 이상화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부진했고 올해도 조선부문에서 수익성이 눈에 띄게 개선될 가능성이 낮다”고 내다봤다. 반면 최광식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을 둘러싼 불황의 악재는 모두 해소됐다”며 “조선주는 특성상 상선 발주회복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새로운 잣대로 바라봐야 한다”고 상반된 시각을 내비쳤다.
LG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에 대한 목표주가도 증권사별로 편차가 컸다. LG전자에 대해 하나대투증권은 14만원을 제시한 반면 HMC투자증권과 SK증권은 8만5000원을 내놨다. 최고치가 최저치보다 1.65배나 높다. 현대차에 대해서도 하이투자증권이 35만원으로 가장 ‘하이’한 목표치를 내놓은 반면 현대증권 토러스투자증권 아이엠투자증권은 24만5000원이라는 보수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들의 편차는 42.9%에 이른다.
SK하이닉스 역시 최고치를 부른 이트레이드증권(4만원)과 가장 낮은 값을 매긴 대신증권(2만8000원) 간에 차이가 컸다. 38.2% 차이가 난 삼성전자의 경우 불과 6일 차이로 나온 최고치(210만원·키움증권)와 최저치(152만원·이트레이드증권) 간 차이가 58만원이나 됐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특정 기업에 대해 애널리스트들이 6개월, 1년 뒤를 바라보고 내놓는 평가는 다르게 마련”이라며 “이견이 있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언급했다.
◆“낮은 목표주가를 주목”
‘고무줄 목표주가’에 대한 대처법으로 전문가들은 △최신 리포트를 우선시할 것 △후한 평가보다는 박한 평가를 중시할 것 △해당 애널리스트의 평가 추세를 장기적으로 관찰할 것을 주문했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증권사별로 목표주가를 내놓는 시점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각 시점마다 애널리스트가 접하는 정보의 양과 질이 다르고 시장상황이 변했을 수 있는 만큼 가장 나중에 나온 목표주가를 중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가 담당 종목에 대해 우호적인 시각을 지닌 경우가 많은 만큼 박하게 매겨진 목표주가를 참고해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특정 기업에 대해 한 애널리스트가 발표해온 목표주가 추이를 꾸준히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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