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2000원…순이익 절반
증여세 내는 부인 최대 수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영풍제지가 파격적인 배당을 결정,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영풍제지는 보통주 1주당 2000원의 현금 결산배당을 결정했다. 시가배당률(주당 배당금을 배당기준일 주가로 나눈 값)이 약 12%에 달했다. 전형적인 고(高)배당주로 꼽히는 SK텔레콤 KT&G 등이 3~5%대 시가배당률을 보이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 실적이 사상 최대였고, 주주들의 요청도 많아 주주배려 차원에서 배당을 많이 했다”며 대단치 않다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작년을 제외한 최근 3년간 영풍제지의 배당성향(총배당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값)을 감안해도 이번 배당은 매우 이례적으로 많다는 평가다.
영풍제지는 2009년 10.2%, 2010년 16.1%, 2011년 9.5%의 배당성향을 보였다. 그러다가 올해는 44.1%로 배당성향을 확 끌어 올렸다. 작년 순이익 약 83억원의 절반 가까운 37억원가량을 주주들에게 돌려주기로 한 것이다.
시장에선 이 같은 대대적인 배당이 최근 진행된 지분 증여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 회사 창업주 이무진 회장(79)은 작년 말 35살 연하의 부인 노미정 부회장(44)에게 자신의 보유 지분 51.28% 전량을 증여했다. 이에 따라 노 부회장의 지분율은 55.64%로 높아졌다.
증여가 이뤄졌을 때 당시 지분가치는 약 191억원이었다. 문제는 노 부회장이 거액의 증여세를 내야 한다는 점이다. 이번의 파격적인 배당은 이 회장이 노 부회장에게 증여세를 마련할 자금을 확보해준 것이란 분석이다. 노 부회장은 배당금으로만 약 25억원을 받을 전망이다. 영풍제지는 이날 1500원(8.11%) 오른 2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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