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주 시인의 색다른 육아일기…'자고있어, 곁이니까' 출간

입력 2013-02-27 17:11
수정 2013-02-28 01:55
아이사랑 시적 언어로 묘사


“간호사가 기분이 어떠냐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지만 나는 잠시 멍했다. (중략) 세상의 사내들 가운데 어떤 이들은 제 아가의 첫 심장 소리를 듣고 자신의 심장이 잠시 멎는 기분을 경험하겠구나 생각하니 미소가 절로 나왔다.”

태아의 심장 소리를 처음 들은 김경주 시인(사진)의 2011년 1월 24일 월요일 ‘6주차’ 일기다. 그렇게 아빠가 된 김 시인이 39주 동안의 ‘산부(産父)일기’이자 아내와 아이에게 보내는 편지인 《자고 있어, 곁이니까》(난다)를 발표했다. 아빠가 되어가는 보편적인 설렘과 불안, 아이에 대한 사랑을 시인의 언어로 표현했다.

27일 서울 상수동에서 만난 그는 “아버지들은 산모보다 출산을 조금 막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 임신 기간 틈틈이 느낌들을 메모했다”며 “내가 낸 책 중에 가장 사적인 이야기여서 한편으로는 부끄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책에서 아이에게 세상의 다양한 모습들을 조곤조곤 설명한다. 예컨대 ‘두유(do you?)’라는 태명을 지은 날의 일기에서는 다음과 같이 대화한다.

‘태명이라는 건 태아 상태에 있을 때의 이름이라 아이가 세상으로 나오면 더 이상 불리지 않고 버려지는데, 그 이름은 어디로 사라지는 걸까? 아마도 세상의 모든 태명은 엄마의 자궁이 보관하는 이름 아닐까? 슬프게도 아빠가 너처럼 태아 상태였을 때 머물던 그 방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단다. 아빠의 엄마인 너의 할머니의 자궁은 수술을 몇 차례나 받아 더 이상 남아있지 않거든.’

이제 출산 후 1년 6개월 남짓. 막상 키워보니 어떠냐는 질문에 그는 “집에 들어오는 순간이 늘 행복하다”면서 “확실하지 않은 시인의 생계가 아이에게 늘 미안하다”고 했다. 시인 아빠의 양육 방식은 어떨까.

“제가 철없이 자유롭게, 한편으로는 반골처럼 자라서 욕심은 전혀 없어요. 다만 타인과 삶을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행복은 공유할 수 있을 때 진정 가치 있으니까요.”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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