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취업 활성화 정책 5년 '성과 신통찮네'

입력 2013-02-27 17:08
수정 2013-02-28 01:59
단기 실적 연연…매년 1300억 쓰고도 단순 노무직 위주 3만여명 취업 그쳐
새정부 'K 무브' 인프라부터 마련해야



정부의 해외 취업 활성화 사업이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해 새 정부에서는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단기 실적에 연연하지 말고 내실 있는 장기 과제로 추진하기 위한 인프라부터 먼저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취업 사업, 총체적 점검 필요”

정부가 지난 5년간 국정과제로 추진한 ‘글로벌 청년리더 10만명 양성’ 사업은 7개 부처 25개 개별사업으로 나뉘어 연간 1300억원 규모의 예산으로 운영돼왔다. 목표 인원은 당초 10만4957명(2009~2013년)이었으나 절반이 넘는 기간(2009~2011년) 동안 3만118명(국회예산정책처 집계)에 그쳐 이대로라면 ‘반토막 달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5개 사업 가운데 하나인 모 국책기관의 해외 취업연수 프로그램의 경우 2009~2011년 621억원을 들여 1만4412명을 준비시켰지만 이 가운데 실제 취업자는 8863명(61.5%)에 그쳤다.

또 정보기술(IT) 업종 인턴이 공장에서 단순노무를 하는 등 취업의 질 측면에서도 취약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 프로그램에 따라 IT 연수생으로 호주에 갔다가 PC방에서 파트타임 근무를 했던 A씨는 “3~6개월짜리 단기 파트 일자리에 취직시켜 놓고 취업자 숫자만 채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한국해외취업진흥협회 관계자는 “전공과 관계 없이 연수생을 모집하고 가장 편하게 들어갈 수 있는 곳으로 단기 취업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최근 발표한 ‘글로벌 청년리더 양성사업 집행실태 분석’ 보고서에서 “사업의 사전·사후 관리가 미흡해 사업 대상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글로벌 일자리 사업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새 정부서 인프라 마련해야”

박근혜 정부는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에 ‘K-Move 추진본부’를 만들어 이런 문제점을 보완해나가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파악됐다. K-Move는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취업 활성화 공약으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과 협력해 해외 취업 정보 데이터베이스(DB) 구축 △해외 취업 멘토 소개 및 맞춤형 교육훈련 제공 △현지 정착을 위한 ‘해외 취업 장려금’ 지급 등이 주요 내용이다. 예를 들어 ‘공장에서 단순노무를 했다’는 사례가 나온 건 해외 취업 정보의 신뢰도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인데 DB 구축을 통해 이를 보완하겠다는 식이다.

효율적인 해외 취업 사업을 위해 전문가들은 “실적에 연연하기보다 차근차근 인프라를 만드는 데 공들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근면 청년미래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인도가 실리콘밸리를 장악하는 데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린 것처럼 해외 취업은 5년 만에 성과가 나오는 문제가 아니다”며 “K-Move도 장기 계획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기동 신구대 글로벌경영과 교수는 “무턱대고 해외에 내보내려고 하는 게 그간 정부 정책인데 국내에서 준비를 충분히 하고 가야 한다”며 “어학 실력을 높일 수 있는 요건을 조성하는 게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오상봉 국제무역연구원장은 “해외에서 5~10년씩 터를 잡으려면 그곳에서 요구하는 기능을 갖춰야 한다”며 “구체적 해외 고용시장 정보를 바탕으로 대학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전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 女비서 "사장님 몸종 노릇에…" 눈물 고백

▶ 싸이, 대통령 취임식 '돌출발언' 깜짝

▶ 정가은, 출장마사지男 집으로 불러서는…파문

▶ 은지원 이 정도였어? 朴 취임식때…

▶ 女고생 학교 앞 모텔에 들어가 하는 말이…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