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관리로 기술 사업화 확대 시급

입력 2013-02-26 17:15
수정 2013-02-26 23:55
지식경제 프론티어 사업 (5)·끝 후속 사업화 과제
14년 동안 5335억원 투자…전략 기술 확보했지만 사업화 미진은 문제점


세계 시장에서 통할 전략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1999년부터 시작된 지식경제 프론티어 사업이 다음달 ‘인간기능 생활지원 지능로봇 기술개발’ 사업을 끝으로 종료된다. 14년간 5335억원의 연구비를 투자한 이 사업을 통해 △초소형 캡슐 내시경 국산화 △세계 최대 80인치 PDP TV 개발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무인항공기 개발 등의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5000억원 넘게 들여 개발한 기술 중 일부만 사업화돼 기술이전료 수입이 192억원(투자금 대비 3.6%)에 불과하다는 점은 이번 사업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전략기술 확보 성과

지식경제 프론티어 사업의 최대 성과는 우리나라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산업 분야에서 전략기술을 확보한 것이다. 부품·소재 분야에서는 △프린터용 이음쇠 없는 금속관(메탈 슬리브) △습기 조절에 뛰어난 마이크로 세라믹스 경량 타일 △PDP TV용 광학필터 부품 등을 국산화했다. 활주로가 없는 곳에서도 수직으로 이·착륙할 수 있는 무인 항공기, 주인 목소리를 알아듣는 치매 예방 로봇 등 항공과 로봇 분야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입는 컴퓨터 시대에 맞춰 자유롭게 휘고 구부릴 수 있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와 태양전지 원천기술도 확보했다.

총 6개의 프로젝트에서 지난해까지 3789건의 특허를 출원했고 4887건의 논문을 내는 연구성과도 거뒀다. 연구비 10억원 당 과학기술논문색인(SCI) 논문 4.6건, 특허출원 7.1건으로 국가 연구개발사업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사업화 부진 아쉬움

그러나 5000억원이 넘는 투입자금에 비해 사업화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전체 기술이전 계약 건수는 207건에 달했지만 기술이전 계약 금액은 364억원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사업화 추진이 지연되면서 실제 징수된 기술 이전료는 192억원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상당수 사업이 사업화에 초점을 두기보다 기초·원천 기술을 확보하는데 중점을 뒀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업 주체의 잦은 변경으로 인한 관리 부실의 결과라는 지적도 있다.1999년 과학기술부에서 기획해 시작된 이 사업은 정부 조직 개편에 따라 2004년엔 5개 사업이 지식경제부로 이관됐다. 2008년엔 정보통신부에서 진행하던 사업 1개도 지경부로 넘어갔다. 사업을 시작할 때는 기초 기술을 강조하다 관리 주체가 바뀌면서 사업화를 강조하는 등 사업 목표가 바뀌다 보니 연구자들도 혼선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사업종료 뒤 상당수 사업단이 해체되면서 지금까지 개발된 기술 상당수가 묻혀 버릴 우려도 있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프론티어 사업 사후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올해 6개 사업단에 대해 성과 활용, 기술료 징수에 대한 실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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