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22일(14:2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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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드만삭스 등 매각측 "20여 곳 인수 의향 있다"
- 후보군들 실적 부풀리기 의혹 등 "너무 비싸다"는 반응
“20여 곳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3000억원은 너무 비싸다. 관심 없다.” ㈜동양의 가전사업부(옛 동양매직) 매각과 관련한상반된 얘기들이다.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와 동양증권은 흥행 돌풍을 장담하고 있지만 정작 인수 제안을 받은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은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동양매직 매각은 SI(전략적 투자자)가 얼마나 뛰어들 지에 달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동양매직 매각 흥행?
동양그룹과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동양매직 매각에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방 및 생활가전 분야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각인돼 있는 데다 최근 실적도 급격히 신장했다는 것이다.
매각측이 잠재 인수 후보들에게 제시한 동양매직의 지난해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320억~370억원 수준이다. 전년에 250억원 안팎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적 면에선 손색이 없는 셈이다. 게다가 ㈜동양은 올해 EBITDA 목표를 400억원 이상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가격이 30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도 이런 자신감에 근거한다.PEF 관계자는 “매각 가격이 3000억원이면 EBITDA를 기준으로 거래배수가 7배 정도로 동종업계 M&A 거래배수와 비교해 보면 낮은 수준이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웅진코웨이를 인수한 MBK파트너스는 EBITDA를 기준으로 M&A 거래배수를 대략 10배로 적용했다. 보고펀드가 2011년 말 매각한 노비타 역시 9배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동양매직에 적용될 거래배수가 ‘합리적인 수준’이라는 게 매각측의 얘기다.
웅진코웨이 매각을 성사시킨 골드만삭스가 주관사를 맡았다는 점도 흥행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골드만삭스는 금방 드러날 일에 대해서도 면전에서 거짓 정보를 흘릴 정도로 프로 의식이 강한 IB하우스”라며 “인수 기업들은 괴롭겠지만 매각측에서 보면 골드만삭스는 누구도 따라오기 힘든 노련한 용장”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등 매각쪽에서 흘러 나오는 인수 후보들의 면면도 상당하다. 교원, 귀뚜라미, 쿠쿠 등 기존에 거론됐던 기업들 외에도 SI에선 현대백화점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PEF쪽에선 어피니티를 비롯해 IMM프라이빗에쿼티(PE), 한앤컴퍼니 등 대형사들이 인수 후보군에 올라 있다. 제안을 받은 PEF 업계 관계자는 “매각측으로부터 20여 곳이 뛰어들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대형 PEF들 "관심 없다"
하지만 인수 후보군들의 반응은 생각만큼 뜨겁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PEF들은 인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IMM PE 관계자는 “검토는 해봤지만 3000억원에 사기엔 무리가 있다”며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한앤컴퍼니 관계자도 "미래 사업 전망이 불투명하다"고지적했다.
인수 걸림돌로 생각하는 부분은 역시 가격이다. 일각에선 동양이 제시하는 지난해 EBITDA 잠정 수치가 과장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년 대비 성장률이 50%에 가깝게 나왔다는부분에 대해이해하기 어렵다는반응이다.
PEF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가치도 상당히 떨어졌다”며 “가스오븐 등 몇몇 제품을 제외한 상당수의 제품들이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으로 생산된다"며 "동양 브랜드만 붙여서 파는 것들”이라고 지적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매각쪽에서 얘기하는 동양의 장점들이 거꾸로 뒤집어 보면 하나하나 논박할 근거가 있고, 되려 단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동양매직 딜은 FI보다는 SI 위주의 거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몇 년 뒤 되팔기 위한 목적으로 사기보다는 동양매직 인수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해보려는 기업이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