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인간 중심주의를 선언한 르네상스의 기운은 단지 문화 예술 부문에 그친 게 아니었다. 직업에 대한 의식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변화는 주로 자치도시를 중심으로 일어났는데, 특히 장인계층의 사회적 지위는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졌다. 콧대 높은 귀족들도 베네치아의 금 세공인이나 골동품상 앞에서는 머리를 조아릴 정도였다.
이런 계층적 변화는 예술에도 변화를 몰고왔다. 전통적으로 초상화는 정치적 혹은 종교적 지도자의 전유물이었는데 이것이 장인계층으로 확산된 것이다. 초상화의 대가 조반니 바티스타 모로니(1520년께~1578)의 ‘재단사’ 역시 그런 시대적 배경 아래 제작됐다.
그러나 제작규범은 전통 귀족 초상화의 그것을 그대로 따랐다. 측면의 모습을 포착한 점, 인물을 삼각형 구도 속에 묘사한 점이 그렇다. 게다가 얼굴 표정은 왕후장상 못지않게 근엄하고 고개를 삐딱하게 한 체 고객을 바라보는 표정은 거만하기까지 하다. 그의 손에 들린 가위는 마치 신성한 작업을 수행하기 위한 성물처럼 보인다. 바야흐로 시민의 시대가 왔음을 알려주는 시각적 유산이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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