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복어껍질 젤리·줄전갱이…손으로 즐기는 스시의 참맛

입력 2013-02-24 16:59
수정 2013-02-24 23:16
셰프의 추천 요리 - 일본 전통 가이세키 스시 임피리얼팰리스서울 권오준 셰프


스시의 고향 일본에선 정통 스시를 먹을 때 젓가락 대신 손을 이용한다. 손으로 먹어야 스시의 참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국내에선 보기 드문, 손으로 집어먹는 스시를 임피리얼팰리스서울의 일식당 ‘만요’에서 맛볼 수 있다.

만요를 총괄하는 권오준 셰프는 ‘스시 가이세키(會席)’ 요리를 추천했다. 가이세키 요리란 에도시대 이후 재산을 모은 상인들이 예의에 얽매이지 않고 사치스런 음식을 호화로운 식기에 담아 즐겼던 연회용 음식이다. 일본 전통 료칸에서 흔히 맛볼 수 있는 요리다. 권 셰프는 20년 전 일본인 셰프가 만든 초밥을 우연히 맛본 뒤 초밥에 매료돼 공무원 생활을 접고 일본 유학을 떠났다. 정통 일식을 공부하기 위해서다. 권 셰프는 일본의 ‘에도마에 스시’와 ‘가이세키 요리’로 유명한 110년 전통의 ‘스시하쓰’, 미슐랭가이드에서 별을 두 개나 받은 ‘스시사이토우’ 등에서 스시를 배웠다.

‘만요’의 프라이빗 룸 중 최대 5명이 앉을 수 있는 유메 스시 룸에서 권 셰프의 ‘스시 가이세키’를 맛볼 수 있다. 약 2시간 동안 한 테이블만을 위한 ‘스시 가이세키’를 선보인다. 고객이 앉아있는 테이블 바로 앞에서 복어껍질 젤리, 줄전갱이, 게살튀김, 광어, 새우 등 15~20가지의 정통 가이세키식 스시 요리를 정성스럽게 내놓는다. 손님은 테이블 아래에서 나오는 깨끗한 물로 손을 씻은 뒤 그때그때 놓여진 스시를 손으로 집어 먹는다. 권 셰프는 스시를 즐기는 손님과 대화하고 표정과 안색까지 살피며 기호와 취향에 맞춰 스시를 준비한다.

“고객에 따라 매번 다른 종류의 스시 가이세키를 내놓습니다. 특정 고객이 좋아하지 않는 생선은 피해가면서 가장 맛있고 좋은 요리를 만들어 드리죠. 정성스럽게 준비한 스시를 고객이 맛있게 먹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권 셰프는 최고의 재료로 맛있는 음식을 선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과 소통을 잘하는 것도 요리사가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이라고 말했다.

최병일 기자 skyc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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