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법관 출신 대표변호사 나란히 선임한 것도 '공통점'
대기업 총수와 관련된 소송에서 대형 로펌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국내 1등 로펌인 김앤장은 쓴잔을 마신 사건들이 속출하는 반면 태평양 소속 변호사들은 1심을 만회하기 위한 ‘구원투수’로 속속 선임되고 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최태원 SK 회장이 항소심 변호인단을 종전 김앤장에서 법무법인 태평양 중심으로 교체했다. 최 회장은 지난 19일 변호인 선임계를 제출해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 변호사 4명을 새로 선임했다. 신규 변호인단에는 서울중앙지법원장을 지낸 이인재 대표변호사(59·사법연수원9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인 한위수 변호사(56·12기) 등이 포함됐다. 최 회장은 1심에서는 신필종 변호사(50·17기) 등 김앤장의 기업전문 베테랑 변호사들을 썼다. 1심에 나선 민병훈 변호사(52·16기)도 재선임하지 않았다.
앞서 김승연 한화 회장도 법정구속된 이후 태평양을 중심으로 변호인 진용을 새로 짠 바 있다. 김 회장은 최 회장처럼 민병훈 변호사를 재선임하지 않은 대신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 노영보 태평양 대표변호사(59·10기) 등을 고용했다. 노 변호사는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론스타와 결탁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을 변론해 무죄 확정 판결을 이끌어낸 바 있다. 김 회장은 이 밖에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지낸 홍만표 전 검사장(54·17기)을 변호인단에 추가했다. 법원행정처 국제심의관을 지낸 조현일 변호사(50·18기)는 1심에 이어 항소심도 같이한다.
로펌 등 변호인단 갈아타기의 직접적 이유는 무죄를 입증하는 데 실패한 1심의 분위기를 바꿔 2심에서 반전을 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로펌의 최근 소송 성적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태평양은 작년 300억원대 회사 자금을 횡령, 유용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담철곤 회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이끌어냈다. 담 회장은 1심에서는 3년 징역형 실형이 선고됐다. 형사사건은 아니지만 태평양 소속의 강용현·권순익 변호사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4조원대 상속 분쟁 승리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김앤장은 SK 최 회장 사건 말고도 선박왕 권혁 시도상선 회장 사건에서도 초기 대응에 실패해 결국 2000억원대 추징금과 법정소송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대기업 총수와 관련된 사건은 무조건 외형이 가장 큰 대형 로펌에 맡기고 보자는 인식이 재계에 아직도 많이 남아 있기는 하다”면서도 “소송 사안에 따라 적임인 로펌과 변호사를 선임하는 일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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