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한글과컴퓨터도 ‘김종훈 테마주’? 황당 루머

입력 2013-02-21 17:47
이 기사는 02월20일(06:2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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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컴 최대주주가 김종훈 당선인 전처라고?"
- 알카텔에 벤처 매각한 실리콘밸리 신화스토리 닮아

A증권사 법인영업부에 느닷없이 한글과컴퓨터 최대주주에 대해 문의하는 펀드매니저들의 전화가 빗발쳤다. 한컴 최대주주인 김정실 소프트포럼 회장이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의 전처(前妻)라는 루머가 증권가에 퍼졌기 때문이다.

'김종훈 테마주'가 들썩들썩 하고 있는 와중이라 증권사에선 급히 사실확인에 들어갔다. 결론은 사실무근. 증권사 관계사는 "장관 당선인과 한컴과의 연관설이 사실이라면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급히 확인했지만 루머일 뿐 이었다"고 황당해했다.

어쩌다가 이런 루머가 퍼진 것일까. 김 내정자와 김 회장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한국인이라는 점, 그리고 프랑스 통신사 알카텔-루슨트와 연관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 회장은 전 남편 K 모 씨와 네트워크장비업체인 자일랜이란 벤처기업을 세워 창업 6년만인 1999년 회사를 알카텔에 매각했다. 매각규모는 20억달러로 이들 부부는 순식간에 거부로 올라서 실리콘밸리의 신화가 됐다.

여기까지 보면 실리콘밸리의 신화로 불리는 김 내정자와 창업 스토리가 비슷하다. 김 내정자는 자신이 설립한 벤처회사 '유리시스템즈'를 통해 군사통신장치를 개발한 뒤 1998년 알카텔에 10억달러에 처분했다. 그는 당시 38세의 나이로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 400대 부자 반열에 올랐다.

게다가 김 내정자의 부인이 결혼 후 남편의 성을 따르면서 '신디 김'으로 불리고 있었기 때문에 김 회장과 동일인이라는 루머에 신빙성을 더했던 것.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루머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지만 새삼 김정실 회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한국으로 건너와 소프트포럼과 한컴을 인수하고 여러 기업들을 잇따라 사고파는 '큰 손'이 됐다. 김 회장의 현재 남편은 김상철 한컴 회장이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