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윤부근TV'…똑똑함의 차원을 바꾸다

입력 2013-02-19 16:56
수정 2013-02-20 02:03
뭐 볼 만한거 없어? 물으니…현빈 드라마 알아서 틀어줘

책 넘기듯 손 젓고 리모컨 터치패드에 숫자 쓰면 채널 변경
TV 뒤쪽 부품만 바꾸면 최신형 기능 자동 업데이트



“화질은 기본이다. 가족과 함께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TV로 경쟁사와 무한 격차를 만들겠다.”(윤부근 삼성전자 사장)

삼성전자가 TV 시장에서 ‘마이웨이’를 선언했다. 화질 등의 하드웨어 기능을 앞세운 LG전자와는 다른 길을 걷기로 했다. 사용자에게 볼 만한 프로그램을 알아서 추천해주는 ‘똑똑한 TV’를 대표 아이콘으로 내걸었다. 부품 하나만 바꾸면 최신 TV로 업그레이드되는 기능도 갖췄다. 매년 30% 이상 성장하는 프리미엄 시장의 점유율을 끌어올려 8년 연속 세계 TV 시장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전자는 19일 서울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2013년 스마트TV 신제품 발표회’를 열었다.

이날 삼성전자가 16개 시리즈 70여개의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가장 강조한 것은 지능형 검색 기능이다. 사용자가 그동안 본 프로그램을 분석해 TV를 켤 때마다 초기화면에서 사용자가 볼 만한 여러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기능이다.

어떤 프로그램을 볼지 선뜻 떠오르지 않을 때는 TV와 대화하듯 “뭐 볼 만한 거 없어?”나 “조인성 송혜교 나오는 드라마 보여줘”라고 말하면 관련 프로그램을 제시한다.

삼성전자는 모든 스마트 TV 사용자의 거주 지역과 나이, 성별, 시청 시간대 등의 정보를 수집해 사용자에게 적합한 프로그램을 추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방침이다. 이른바 ‘빅 데이터’와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수년 내 방대한 정보를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세계 스마트TV 10대 중 4대 이상이 삼성 제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TV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모으면 나이와 성별 국가별로 다른 시청 패턴을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 TV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동작 인식 기능도 강화했다. 카메라 화소 수를 100만에서 500만으로 높혀 별도 조명 없이도 사용자 동작을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폰 화면을 넘기는 것처럼 TV 상단에 있는 카메라 쪽을 향해 손을 옆에서 옆으로 저으면 다음 화면으로 넘어간다. 한 손 동작만 인식하던 것에서 벗어나 양손으로도 TV 화면을 확대하거나 줄일 수 있다.

리모컨에 달린 터치패드를 마우스처럼 이용하고, 보고 싶은 채널 숫자를 터치패드에 쓰면 해당 채널로 이동하는 기능도 있다.

삼성전자는 TV 핵심 기능을 자동 업그레이드하는 기능도 소개했다. TV 뒤쪽 아래에 ‘에볼루션 키트’를 교체하면 최신 양식의 TV로 바뀐다. 삼성전자는 60만원인 에볼루션 키트 가격을 올해 30만원에 할인해준다. 지난해 삼성 스마트 TV를 산 소비자들은 이 부품만 교체하면 2013년형 제품의 기능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TV를 구입한 지 4년 후까지 에볼루션 키트 교체로 TV 기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대형 프리미엄 TV도 대거 내놓는다. 85인치 초고해상도(UHD) TV를 비롯해 60인치와 70인치대 제품으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부사장)은 “올해 세계 TV 매출은 정체되거나 후퇴하겠지만 프리미엄 TV 시장은 30%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경쟁사보다 2~3배 앞서는 지배력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창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경쟁사가 강조하는 화질을 우리가 언급하는 것은 이상하다”며 “‘똑똑한 TV’ ‘진화하는 TV’ ‘실감나는 TV’라는 3대 전략으로 초격차를 넘어 무한격차를 내겠다”고 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세계 TV 시장에서 삼성은 26.4%로 1위를 차지했고, LG는 14.6%로 2위를 기록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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