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둥오리 이동경로 첫 확인

입력 2013-02-19 15:03
수정 2013-02-19 16:15
조류인플루엔자(AI)의 주요 매개체로 지목돼온 청둥오리의 자세한 이동경로와 번식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AI 확산 경로 파악 및 예방책 마련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인공위성 위치추적을 통해 지난 2011년 겨울 충남 아산시 곡교천에서 월동한 청둥오리 한 마리가 지난해 12월 되돌아온 사실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청둥오리는 겨울철 우리나라에 찾아오는 대표적인 철새로서 지난 2010년 고병원성 AI가 검출된 적이 있어 정부가 정확한 이동경로 등을 파악하려고 노력해왔다.

추적 결과 이 청둥오리는 지난해 3월27일 곡교천을 떠나 사흘 동안 700㎞를 난 끝에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에 도착했다. 청둥오리는 이곳에서 2주가량 머물다가 4월16일 다시 비행을 시작해 이튿날 네이멍구(內蒙古) 싱안(興安) 지역까지 670㎞를 북상했다. 이동한 총 거리는 1370㎞.

남하할 때는 보다 동쪽으로 치우친 경로를 이용했다. 청둥오리는 지난해 11월16일 싱안에서 중국 지린(吉林)성 창춘(長春)까지 날아 1주일 동안 머물렀다. 이후 압록강 인근을 거쳐 지난해 12월16일 아산 곡교천에 돌아왔다.

이 청둥오리는 지난해 4월 중순부터 남하를 시작할 때까지 싱안 지역의 소하천을 번식지로 활용했다. 청둥오리는 네이멍구를 비롯한 중국 북부, 시베리아 등지에서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개체들이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에서 오는지는 이번에 처음 확인됐다. 장거리를 이동할 때 주로 저녁에 출발해 중간 기착을 최소화하는 특성, 동일 지역을 월동지로 다시 이용한다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 파악됐다. 윤준헌 환경과학원 바이오안전연구팀장은 “중국이나 네이멍구 지역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할 경우 국내에 유입될 가능성을 판단하는 데 이번 연구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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