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승객 없는 경전철…서울시 재추진 왜? 혈세낭비 우려 속 서울시 "수요 충분하다"

입력 2013-02-17 17:04
수정 2013-02-18 01:22
의정부·김해 등 텅텅 비어…수요예측 실패
서울시 "사업자 손실 의무보전 조항도 없어"



지난 15일 금요일 오후 6시, 의정부 경전철과 지하철 1호선이 연결되는 회룡역. 주말을 앞둔 퇴근시간이라 일반 지하철 1호선 승강장은 전철을 기다리는 승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지만 의정부 경전철 승강장은 딴판이었다. 지하철 1호선과 연결되는 회룡역에서 탑석역 방향으로 향하는 경전철에 탄 승객은 고작 10명 남짓. 열차 2량의 총 34개 좌석 중 절반 이상이 비어 있었다.

민자사업으로 추진했다가 혈세 먹는 하마로 전락하고 있는 경전철 사업을 서울시가 전면 유보 입장에서 급선회, 재추진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다른 지방자치단체 사례와 달리 사업성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용역 결과 전 3곳 우선 추진

하지만 2011년 10·26 재보궐 선거로 취임한 박원순 시장은 우이선을 제외한 6곳의 경전철 추진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민자사업에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해 1월 경전철의 사업 타당성 재검토를 위한 재정비 용역을 발주했다.

이 용역은 당초 지난달 마무리될 예정이었으나 수요예측의 근간이 되는 교통연구원의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작업이 늦어지면서 오는 5월로 연기됐다. 그러나 용역 결과가 나오기도 전인 다음달께 경전철 재추진 계획을 발표하라는 박 시장의 지시가 내려왔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박 시장이 경전철에 대한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 이에 대해 시 고위 관계자는 “서울시는 경전철 추진 계획을 유보한 적이 없다”며 “예산이 많이 들어 재검토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시가 재정상황을 고려해 6개 구간 중 신림선, 동북선, 면목선 등 3개 구간을 우선 추진할 계획을 세운 것도 예산낭비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다. 이들 지역이 도심 내에서도 가장 교통 정체가 심한 데다 경전철 건설을 원하는 지역 민원이 거세다. 또 신림선과 동북선의 경우 이미 2010년 우선협상대상자가 지정돼 조속한 추진이 가능하다는 점도 선정 이유다. 나머지 3개 구간 중 목동선과 DMC선은 사업 타당성 부족으로 백지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구간은 사업성 부족으로 민간 사업자들을 모집하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시의회의 압박도 가세했다. 지난해 12월 ‘경전철 민간투자사업 조속 추진 지원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시를 압박했다.

○경전철 요금산정이 관건

서울시는 이번 경전철 사업이 앞서 건설된 의정부·김해·용인 경전철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보고 있다. 지자체가 민간사업자의 적자를 보전해줘야 하는 ‘MRG’가 2006년부터 폐지된 데다 다른 지역과 달리 이용 승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돼 사업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의 경우 추진 대상 지역의 도로교통망과 전철망이 상대적으로 열악해 경전철 이용 승객의 예측과 실제 이용객의 격차가 그리 크지 않다는 것.

서울시의 주장과 달리 넘어야 할 산은 남아 있다. 향후 서울지역 경전철 민간사업자가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는 요금 산정을 서울시가 허락하느냐다. 손실보전을 기대하기 힘든 민간 사업자로선 요금 인상을 통해 수익을 챙기는 방법밖에 없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시가 서민부담을 고려해 경전철 요금 수준을 사업자 요구 수준에 못 미치는 1500원 미만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시는 경전철과 기존 지하철 노선과의 환승 연계 할인도 추진할 예정이어서 자칫 민간사업자 선정 자체가 불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석호 서울시의회 경전철특위 위원장은 “서울 경전철 사업의 성공 여부는 요금 수준과 환승 할인 여부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정부=강경민/김해=김태현 기자 kkm1026@hankyung.com


▶ 정가은, 출장마사지男 집으로 불러서는…파문

▶ 연예인 맞는다는 '비타민주사' 효과가…깜짝

▶ 연예계 성스캔들 '술렁'…女배우 누군가 봤더니

▶ 의사에게 성폭행 당한 女 "기억이 잘…"

▶ 소유진 남편, 700억 매출 이젠 어쩌나? '쇼크'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