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 5번째 학교 지어준 조용근 이사장 "치열했던 인생 전반전, 후반전은 나눔 인생"

입력 2013-02-17 16:22
수정 2013-02-18 00:24
1966년 국세청 9급으로 출발
2004년 대전지방국세청장 퇴직
나눔단체만 4곳 맡아 '제2인생'


“논어에 ‘근자열 원자래(近者悅 遠者來)’란 말이 있어요.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서도 사람이 찾아온다는 뜻이에요. 비즈니스에서도 마찬가지죠. 지금 거래처 사람에게 잘해주면 소문이 나서 알지 못했던 사람들도 찾아와 거래를 하자고 합니다. 감동을 주면 행복이 찾아온다고 할까요.”

‘근자열 원자래’는 매주 1~2차례 강연을 다니는 조용근 석성장학회장(67·전 대전지방국세청장·사진)의 단골 주제다. 1966년 국세청 개청 때 9급으로 시작해 2004년 대전지방국세청장까지 38년간 세무공무원으로 살아온 조 회장은 현재 세무법인 석성을 운영하며 ‘나눔 전도사’로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지난달 미얀마에 다섯 번째 학교를 기증하고 돌아온 조 회장을 최근 서울 서초동 세무법인 석성 사무실에서 만났다.

“2008년 쓰촨 대지진 때 중국에 다녀온 뒤부터니까, 벌써 5년째네요. 미얀마 양곤에 있는 학교인데 건물도 없는 학교였어요. 하지만 이젠 건물 세 동에 실습실, 1500여m에 달하는 담장까지 갖췄지요.”

조 회장은 미얀마 현지 학교 모습이 눈에 선한 듯 이야기를 이어갔다. “현지 교육감이 고맙다면서 학교 이름을 ‘한국학교(korean school)’로 지었습니다. 제 별명도 하나 지어주더군요. ‘우서디가’라고, ‘많은 것을 나눠주는 존귀한 사람’이라는 뜻이라더군요.”

조 회장이 매년 장학금을 포함해 미얀마 학교 건립에 지원하는 금액은 3만5000달러(미얀마 1인당 국민소득은 800달러 수준)로, 지금까지 16만달러 넘게 지원했다. 전액 석성장학회에서 지원 비용을 댄다. 석성장학회는 조 회장이 1984년 작고한 부친에게서 물려받은 5000만원으로 부모님의 이름(부친 조석규·모친 강성이 씨) 한 글자씩을 따 설립했다. 이후 자신이 운영하는 세무법인 매출의 1%씩을 출연해 현재 잔액이 17억원에 이른다. 조 회장의 강연을 들은 국세청, 기업체 임직원들의 십시일반도 이어졌다.

“나눔의 수학이 뭔지 아십니까. ‘2-1=1’은 그냥 수학이지만, ‘2-1’이 ‘3’이 되는 것이 나눔의 수학입니다. 20년 전 5000만원으로 시작한 장학회가 지금까지 14억원 정도 지원했어요. 그런데 지금 남아 있는 자산이 17억원이거든요.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재산도 행복처럼 나눌수록 커진다는 것이죠.”

나누면 커지는 기쁨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리고 싶었던 조 회장. 2009년에는 딸의 결혼 축의금 5000만원을, 지난해에는 아들 결혼 때 모인 1억원을 기부했다.

조 회장은 천안함재단, 중증장애인과 독거노인을 지원하는 석성일만사랑회, 살림동산학원 이사장과 청량리 다일공동체 명예본부장도 맡고 있다. 어떤 인연이 그를 나눔전도사로서의 삶으로 이끈 것일까. 조 회장은 “1982년 서울 수송동 국세청 본청에서 근무할 때 어떤 납세자가 준 선물”이라며 탁자 위에 놓인 낡고 작은 철제 저금통을 들어보였다.

“처음엔 동전을 한푼 두푼 모아서 장학회에 전달했는데, 이제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또 하루의 선물이 주어졌음에 감사하며 1만원씩 넣습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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