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t Practice - 줌바 피트니스
살사 등 라틴 댄스 스텝에 전신운동 가능한 움직임 추가
한 시간에 400~1000㎉ 소모…마돈나·제니퍼 로페즈도 줌바팬
콜롬비아 댄서가 우연히 만든 춤…MBA출신과 함께 기업 차려
150개국에 14만여개 강좌 운영…게임·의류 등 시장 확대
지난해 8월 미국 플로리다주. 미국 프로농구 스타 샤킬 오닐을 비롯한 유명 운동선수와 가수 등 8000여명이 모여 흥겨운 라틴음악에 맞춰 춤을 췄다.
무대에는 유명 디스크자키(DJ)가 최신 음악을 연이어 틀었다. 얼핏 대형 나이트클럽 같아 보였지만 사람들의 복장이 달랐다.
번쩍이는 클럽 의상 대신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었다. 벌써 1시간째. 때때로 고함도 지르며 강사의 움직임에 따라 격렬한 춤을 쉬지 않고 췄다. 온 몸에서 땀이 뚝뚝 떨어졌지만 사람들의 얼굴에선 웃음이 사라지지 않았다. 재미있기 때문이었다. ‘줌바(zumba) 피트니스’의 연례 이벤트였다.
‘줌바 피트니스’는 콜롬비아 출신 알베르토 페레스가 만든 운동 프로그램이자 기업의 이름이다. 메렝게 살사 쿰비아 탱고 레게톤 등 라틴 댄스의 스텝에 전신운동이 가능하도록 움직임을 추가했다. “에어로빅하고 똑같은 거 아닌가”하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줌바’ 브랜드를 달고 운영되는 강좌만 세계 150개국에 14만여개, 정규 참가자만 약 1400만명에 달한다. 줌바용 운동복, 운동화, 운동기구도 따로 있다. DVD와 줌바 비디오 게임도 불티나게 팔려나간다. 제니퍼 로페즈, 마돈나와 같은 팝스타는 물론 축구선수 웨인 루니, 수영선수 레베카 애들링턴, 미국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도 줌바의 팬이다. 미국 경제잡지 Inc매거진이 추산한 줌바 피트니스의 기업 가치는 5억달러에 이른다.
○우연히 창조된 ‘즐거운 운동’
줌바는 우연히 탄생했다. 댄서였던 페레스는 1990년대 중반 콜롬비아 남부 카일의 한 헬스클럽에서 에어로빅을 가르치고 있었다. 어느 날 그는 매일 사용하던 음악 테이프를 집에 놓고 왔다. 어쩔 수 없이 가방 속에 있던 라틴음악 테이프를 틀고 수업을 진행했다. 평소보다 흥겨운 음악이 나오자 수강생들의 반응이 달라졌다. ‘이거다’ 싶었다.
줌바의 강점은 즐겁게 효과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줌바를 한 시간 하면 약 400~1000㎉가 소모된다. 에어로빅보다는 단순하고, 춤보다는 운동 효과가 크다. 한 시간 정도를 걸을 때 쓰는 열량이 150㎉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많은 운동량이다.
페레스는 2001년 미국 마이애미로 건너가 줌바 강의를 열었다. 거기서도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수강생 중 콜롬비아에서 온 여성이 한 명 있었다. 이 여성은 미국에서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한 자신의 아들에게 페레스를 찾아가 볼 것을 권했다. 그의 이름은 알베르토 펠만. 그는 자신의 친구인 알베르토 아기온과 함께 페레스를 만나 ‘줌바’를 하나의 기업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세 명의 ‘알베르토’는 그렇게 줌바 피트니스를 창업했다.
○‘열정+전략=세계적 성공’
그들은 본격적으로 줌바를 전파하기 시작했다. 헬스클럽에 줌바 브랜드를 단 수업을 개설하기 위해 미국 전역을 돌아다녔다. 별다른 투자도 받지 못한 채 쌈짓돈 1만4000달러를 회사에 쏟아부었다. 하지만 헬스클럽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우리도 댄스 수업이 있는데 왜 줌바를 써야 하느냐”는 것이었다. 펠만은 “아침엔 슈퍼마켓에서 음식을 팔고, 오후엔 줌바 일을 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열악했다”고 회고했다.
2005년께 반전(反轉)이 일어났다. 줌바가 전문 강사 프로그램을 만들고 교육을 마친 사람들에게 자격증을 주고 있던 때였다. 이들이 줌바를 연구하다 그 매력에 빠진 것이다. 강사들은 자신들이 줌바 브랜드를 단 전용 프랜차이즈를 창업하겠다고 먼저 요청했다. 굳이 다른 헬스클럽에 줌바 수업을 개설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회사는 갑자기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수익을 내기 시작하자 줌바 피트니스는 사업 확장을 모색했다. MBA 출신인 펠만의 능력이 발휘됐다. 일단 줌바 피트니스 강의를 담은 DVD 세트를 발매했다. 지금까지 팔린 줌바 DVD세트는 약 1200만개. 줌바 측에 따르면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DVD세트 중 하나다.
줌바 브랜드의 의류, 아령 등 운동기구와 신발도 내놨다. 줌바 자체가 하나의 유행이 되면서 관련 액세서리도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수업 종류도 다양화했다. 노령층을 위한 ‘줌바 골드’, 물속에서 하는 ‘아쿠아 줌바’, 어린이들을 위한 ‘줌바 토닉’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브랜드로 만들었다. 줌바의 핵심인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 그래미상 수상자 등 유명 뮤지션들도 영입했다. 지금도 줌바는 수업에 쓰이는 음악의 40%를 직접 작곡한다.
2010년 동작 인식 게임기가 등장하자 이 시장에도 발빠르게 뛰어들었다. 닌텐도의 ‘위’,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360’,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용으로 줌바 게임을 출시했다. 게임을 따라 춤을 추면 동작을 인식해 점수를 획득하는 방식이었다. 게임은 700만장이 넘게 판매되며 ‘대박’을 쳤다. 2011년 영국에선 이 게임이 10주 동안이나 게임 판매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즐겁게 운동하는 게 유일한 목표
줌바는 올해 영국에 법인을 세웠다. 러시아와 인도, 브라질에도 진출한다. 내년엔 중국 시장 진입을 모색하고 있다.
무서운 속도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줌바의 경영 목표는 단순하다. 더 많은 사람들이 줌바 수업에 참여하게 하는 것이다. 게임, DVD, 의류산업은 부수적인 것일 뿐이라고 잘라 말한다. 세 명의 ‘알베르토’는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목표는 사람들이 즐겁게 운동하고 건강해지도록 하는 것이다. 수업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이 목표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다른 많은 신생기업들처럼 초기 성공에 취해 기업의 본질을 잃어버리지 않을 것이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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