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 나선 조대식·유정준·박정호…SK '위기돌파 3인방' 행보 주목

입력 2013-02-11 16:05
수정 2013-02-12 04:23
재계인사이드

조대식·유정준·박정호
주요 계열사 요직 포진



SK 주요 계열사들이 지난 6일 임원인사를 한 뒤 최태원 회장의 ‘그림자’로 불리는 ‘1960년대생 고려대 3인방’이 주목받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최 회장의 동생 최재원 SK 수석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그룹 부회장단은 3년 만에 사실상 해체됐다. 대신 최 회장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측근 인사들을 주요 계열사에 포진시켰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대식 SK(주) 사장(53)과 유정준 SK E&S 사장(51), 박정호 SK텔레콤 사업개발부문장(부사장·50)이 그들이다. 이들은 최 회장과 동문인 고려대 출신으로 재무에 강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최 회장의 신뢰가 큰 만큼 위원회 중심 경영 방식인 ‘따로 또 같이 3.0’ 체제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고 전체 방향을 설정해 가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그룹 안팎의 시각이다.

최 회장은 1998년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맥킨지컨설팅에서 일하던 유 사장을 직접 발탁했다. 유 사장은 2003년 소버린과 경영권 분쟁을 겪을 때 SK(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최 회장과 어려운 시기를 함께 넘기며 능력을 발휘했다. 2010년부터 SK G&G추진단장을 맡아 해외 자원과 신소재 개발 등 신성장 사업을 발굴하는 일을 하다 SK E&S 경영을 맡았다. SK E&S는 도시가스회사 7개와 발전사 1개를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가스전 개발과 도시가스, 발전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유 사장과 같이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인 박 부사장은 소버린 사태 당시 최 회장을 보좌하던 비서실장이었다. 국제금융 전문가로, 최 회장과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기도 하는 전략형 참모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최 회장이 애정을 갖고 추진한 하이닉스 인수도 주도했다. 지난해 승진해 올해 인사 대상에서는 빠졌으나 SK텔레콤뿐 아니라 SK C&C의 신성장사업 관련 업무를 겸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최 회장과 함께 재판을 받은 장진원 CFO의 빈 자리를 대신해 SK(주) 재무팀장을 맡은 조 사장도 주목받는 인물이다.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조 사장은 삼성물산을 거쳐 2008년 SK에 합류했다. 성장 지원 업무에 적임자라는 평과 함께 지주회사를 이끄는 중책을 맡았다.

SK 계열사 중 아직 인사를 하지 않은 SK하이닉스와 유일하게 최고경영자(CEO)가 바뀐 SK네트웍스의 속사정도 관심거리다.

당초 SK하이닉스는 올 2월 말 임기가 끝나는 권오철 현 사장의 유임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많았다. 최 회장 구속 이후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반도체 사업을 추진할 경영진 인선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규 SK네트웍스 사장의 퇴진은 진척이 더딘 자원개발 사업과 실적 부진을 이유로 한 문책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SK네트웍스의 호텔사업 부문에서는 김세대 워커힐 사장이 지난해 선임된 지 1년 만에 고문으로 물러났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임원의 3분의 2를 대상으로 진행된 대대적인 감사의 결과로 안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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