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강세에도 이륙 못하는 항공株

입력 2013-02-11 15:58
수정 2013-02-11 23:42
엔低 타격에 일본 관광객 줄어
대한항공·아시아나 적자전환


전통적으로 원화 강세 수혜주로 분류되던 ‘항공주’가 예상밖에 울상이다. 가장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 일본 노선이 엔화 약세 여파로 일본인 관광객이 크게 줄어 적잖은 손실이 생겼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8일 0.34% 오른 4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7거래일 연속 하락 끝에 소폭 반등했다. 대한항공은 이달 들어서만 3.19% 하락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1월 이후 3.88% 떨어지는 약세를 보이는 등 비슷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처럼 항공주가 부진을 보이는 이유는 엔화 약세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항공주는 유류비 부담이 큰 탓에 원화가치가 오르면 실적이 개선되고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최근 원화 강세의 수혜를 논하기에 앞서 엔화 약세에 따른 일본인 관광객 급감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주가가 급격히 휘청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9월 30만명에 달했던 일본인 관광객 수는 12월 22만명 수준으로 8만명가량 감소했다.

일본인 관광객 감소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4분기에 175억6800만원의 영업손실을 보며 적자전환했다. 일본 여객 수송량이 전년 동기보다 9% 줄고 일본 노선 매출 비중도 4% 줄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4분기에 영업이익이 26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일본 노선 여객수송량이 전년 동기 대비 13.1% 감소했다.

김대성 현대증권 연구원은 “엔저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1분기 중에는 일본노선 수요가 회복돼 항공사들의 이익이 개선되기는 힘들다”고 진단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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