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짧고 우아한 휴식 '티타임'

입력 2013-02-11 15:33
수정 2013-02-12 03:33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직장인이건 가정주부건 오후 서너 시쯤 되면 잠시 차 한 잔 마시며 머리를 식히게 된다. 서구인들이 말하는 티타임이다. 티타임은 19세기 중반 영국의 도시 중 상류층 여인들 사이에서 생겨난 풍습으로 일상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한 것이었다. 비슷한 부류의 여인들이 돌아가며 집으로 친구들을 초대, 차와 간식을 대접하고 잠시 담소를 나눴다.

그러나 티타임은 단순히 차 한 잔 마시며 가십성 이야기를 주고받는 가벼운 모임이 아니었다. 문학과 예술을 논하는 제법 격조 있는 모임이었다. 물론 유머와 위트로 듬뿍 양념을 쳐 딱딱함을 피하려 했다. 손님은 격식 차린 의상을 입고 방문하는 게 관례였고 또 너무 오래 머무는 것은 예의에 어긋났다.

미국 여성화가 메리 카사트(1844~1926)의 ‘찻잔’에는 그런 티타임 풍속도가 잘 드러나 있다. 화가는 한껏 모양을 낸 손님이 안락의자에 앉아 주인과 담소를 나누는 순간을 포착했다. 여인은 장갑을 착용한 채 차를 마시고 있는데 이것은 잠시 대화를 나누고 일어서리라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다. 잠깐이지만 품격 있는 대화로 일상에 변화를 주려는 19세기 중산층 여인들의 지혜가 새삼 신선하게 다가온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 정가은, 출장마사지男 집으로 불러서는…파문

▶ 채리나, 김성수 전처 '살해' 재판 보더니…

▶ 의사에게 성폭행 당한 女 "기억이 잘…"

▶ 女아나운서 '신혼 아파트' 월세가 무려…

▶ 강호동 이제 바닥까지 떨어지나…왜 이래?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