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직장인이건 가정주부건 오후 서너 시쯤 되면 잠시 차 한 잔 마시며 머리를 식히게 된다. 서구인들이 말하는 티타임이다. 티타임은 19세기 중반 영국의 도시 중 상류층 여인들 사이에서 생겨난 풍습으로 일상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한 것이었다. 비슷한 부류의 여인들이 돌아가며 집으로 친구들을 초대, 차와 간식을 대접하고 잠시 담소를 나눴다.
그러나 티타임은 단순히 차 한 잔 마시며 가십성 이야기를 주고받는 가벼운 모임이 아니었다. 문학과 예술을 논하는 제법 격조 있는 모임이었다. 물론 유머와 위트로 듬뿍 양념을 쳐 딱딱함을 피하려 했다. 손님은 격식 차린 의상을 입고 방문하는 게 관례였고 또 너무 오래 머무는 것은 예의에 어긋났다.
미국 여성화가 메리 카사트(1844~1926)의 ‘찻잔’에는 그런 티타임 풍속도가 잘 드러나 있다. 화가는 한껏 모양을 낸 손님이 안락의자에 앉아 주인과 담소를 나누는 순간을 포착했다. 여인은 장갑을 착용한 채 차를 마시고 있는데 이것은 잠시 대화를 나누고 일어서리라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다. 잠깐이지만 품격 있는 대화로 일상에 변화를 주려는 19세기 중산층 여인들의 지혜가 새삼 신선하게 다가온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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