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된 낡은 아파트, 가격 4억 점프 비결 '리모델링'

입력 2013-02-11 10:07
비 새고 곰팡이 냄새 풀풀…최신 평형으로 21개월 리모델링
커뮤니티·옥상공원까지 갖춰…한강조망권 더해 값 껑충
입지좋은 중층 아파트 적합…추가부담금 발생 염두 둬야


“문간방은 곰팡이 냄새가 하도 나서 아예 방문을 열어 놓지도 않았어요. 비 오면 세숫대야를 받쳐놨죠.”(정동원 강변호수아파트 리모델링조합장)

서울 현석동 강변호수아파트(90가구)는 2년 전만 해도 사람이 살기 힘든 아파트였다. 지은 지 20년이나 지난 탓에 집안 곳곳에 비가 새고 곰팡이가 끼었다. 한강 쪽에 쳐진 방음벽 때문에 낮에도 밤처럼 어두컴컴했다. 그러나 21개월의 리모델링을 거쳐 완전히 다른 아파트로 변신했다. 최신 평면에 뛰어난 한강 조망권, 여유로운 주차공간 등을 확보하자 세입자들이 줄을 서고 있다.


○전가구 한강 조망 아파트로 변신

1990년에 지어진 이 아파트는 복도식 구조였다. 1·2층은 방음벽에 막혀 한낮에도 불을 켜야 사물을 분간할 수 있었다. 겨울에는 바닥의 냉기가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였다.

작년 12월 입주 이후의 모습은 말 그대로 상전벽해란 평가다. 겉모습부터 화려하다. 강변북로를 달리면서 이 단지를 본 사람들은 마치 궁궐 같다고 평가한다.

가구당 면적은 30%가량 넓어졌고 화장실은 2개로 늘었다. 계단식으로 바뀌면서 복도 공간은 집안으로 들어왔다. 이름도 ‘밤섬 쌍용 예가 클래식’으로 변경했다.

리모델링을 진행하면서 전 가구를 전후좌우로 증축했다. 10층 아파트는 12층으로 높아졌다. 건물 좌우 폭은 62.4m에서 97.7m로, 전후는 14.5m에서 17m로 늘어났다. 증축을 위해 바닥 마감 두께를 최소화하고 조적벽체를 경량벽체로 바꾸면서 건물 하중을 줄였다. 전용면적은 가구당 19~20㎡ 늘어났다.

1·2층 두 개층을 필로티로 만들어 주차장, 커뮤니티시설, 창고 등을 들였다. 어두웠던 기존 1층 가구가 3층 높이로 점프하면서 일조권과 한강 조망권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옥상은 놀이터와 쉼터가 있는 공원으로 꾸몄다. 정 조합장은 “집이 좋아져 살 맛이 난다”며 “이웃과의 사이도 돈독해졌다”고 말했다.


○리모델링으로 3억원 가치 상승

당시 매매가는 3억8000만원, 전세가는 1억2000만원 정도였다. 리모델링에 들어간 돈은 가구당 약 1억8000만~2억원이다. 현재 매매가격은 7억5000만~9억원, 전세가격은 3억5000만~4억2000만원 선이다.

인근 충북공인의 이은영 대표는 “리모델링만으로 가치가 2억~3억원 오른 셈”이라며 “워낙 입지가 좋은 데다 주차공간도 넉넉해지고 주민공동시설도 생기면서 세입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여의도, 일산, 공항방면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는 데다 새집과 마찬가지여서 시세가 오름세를 탔다. 광희, 시완이 소속된 아이돌그룹 ‘제국의 아이들’도 이 아파트 2가구에 입주했을 정도다.

리모델링 뒤 호수는 그대로 배치됐다. 조합원들이 서로 좋은 동·호수를 배치받으려는 눈치경쟁도 없었다. 조합 설립부터 완공까지 계획대로 진행되면서 추가 분담금이 늘지 않았고, 조합 운영비는 남았을 정도다. 정 조합장은 “재건축이나 재개발 얘기도 나왔지만 한강 조망권을 고려해 리모델링을 추진했다”며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주민들 간 다툼도 적은 편이었다”고 말했다.

○“입지 좋은 중층에 적합”

리모델링은 입지가 좋은 중층 아파트에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대표적인 곳이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다.

마침 정부도 작년 5·10 대책을 통해 세대구분형(부분임대) 아파트 공급 활성화 방안을 밝혔다. 신축 외에 리모델링을 할 때도 부분임대가 가능해져 이를 원하는 수요자들에게는 리모델링 동기를 부여했다는 평가다.

다만 기존보다 층수를 높이는 수직증축을 허용하지 않아 사업 추진은 더딘 상태다. 과거엔 1층을 필로티로 설계하면 최상층을 증축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전체 층수 규제를 따로 두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주택법 개정안에서는 안전을 위해 필로티를 설치할 경우에도 1개 층만 증축할 수 있도록 제한을 뒀다.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단지들은 수직층축을 통해 층수를 2개 층 이상 높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추가분담금의 증가 가능성도 리모델링 사업을 더디게 만드는 요소 가운데 하나다. 리모델링을 위해 건물을 뜯어냈을 때 구조적인 문제점이 추가로 발견돼 분담금이 높아질 수 있지만 조합원들은 시공사가 공사비를 증액하기 위해 꼼수를 쓴다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는 서울 시내의 A아파트에선 추가분담금 증액 이야기가 나와 내분이 발생하고 있다. A아파트 조합원은 “공사가 시작된 와중에 추가분담금 증액 얘기가 나와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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