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 검거보다 피해여성부터 살려야죠"…이기석 광주지검 수사관 '1회 우수인권상'

입력 2013-02-07 16:56
수정 2013-02-08 03:11
“증거를 확보하고 범죄자를 검거하는 것보다 성매매 피해자인 장애인 여성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습니다.” 최근 광주지검 하재욱 검사실에서 만난 이기석 수사관(38·수사과 8급·사진). 그는 지난해 10월 강원도 원주에서 지적장애 3급의 성매매 피해 여성을 구조해 여성단체에 인계한 일을 묻자 지체 없이 “당연히 했어야 할 일이었다”고 대답했다. 이 수사관은 이 같은 배려를 앞세운 수사로 법무부로부터 제1회 우수인권수사관에 선정됐다.

이 수사관이 광주의 성매매업소 종업원 김모씨(28)의 딱한 사연을 알게 된 것은 작년 9월. 조폭전담 수사관이었던 그가 조직폭력배 간 폭행사건을 수사하면서부터다. 이 사건을 통해 광주 폭력조직 ‘콜박스파’ 조직원 백모씨(44)가 운영하던 속칭 ‘방석집’이라는 성매매업소에서 폭행의 빌미가 됐던 김씨 등 여종업원 4명의 탈출 사실을 알게 됐다. 이 가운데 중증 장애를 겪고 있던 김씨는 업주로부터 폭행을 당하며 성매매를 강요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판단력이 떨어지는 김씨가 업주의 회유로 다시 업소에 들어갔다 재차 탈출한 뒤 원주의 성매매업소에서 일한다는 사실을 2개월여에 걸친 휴대전화 통화내역 조회 등을 통해 밝혀냈다.

김씨는 이 수사관의 도움으로 광주의 한 여성단체에 인계된 뒤 악몽과 같던 과거 성접대부 생활을 청산하고 새로운 삶을 설계 중이다.

이 수사관은 “이번 표창은 부서 직원 모두의 것”이라고 했다. 수사과정에서 김씨의 소재 파악을 위해 업소에 대한 압수수색을 잠시 늦춘 것도 부서원 모두의 동의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했다. 김씨를 원주에서 광주로 데려올 땐 전화로 “광주에 오라”며 끈질기게 설득한 하 검사의 열의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전남대 무역학과를 나와 검찰사무직 공채를 통해 수사관직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전공을 살려 경제사범 등의 수사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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