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데스크] 습관의 힘

입력 2013-02-06 17:14
수정 2013-02-07 06:11
윤성민 산업부 차장 smyoon@hankyung.com


외환위기 시절 삼성그룹에 가장 민감한 계열사는 삼성자동차였다. 자동차 업체들은 물론 정부와 언론, 시민단체들이 삼성의 일거수 일투족을 예의주시하던 때다. 지금은 HSBC 서울 사무소가 들어서 있는 서울 봉래동의 당시 삼성차 사옥 내 화장실마다 이런 문구가 붙어 있었다. ‘아는 것은 힘, 알려고 하는 것은 힘², 아는 것을 지키는 것은 힘³.’

삼성의 전자 관련 계열사 직원들에게는 ‘혹 하는 메일’이라는 은어가 있다. ‘갤럭시탭 반값 폭탄 세일’ 같은 스팸성 메일로, 사실은 회사가 미끼용으로 던진 것이다. 메일을 여는 직원들은 보안에 대해 별도의 주의를 받게 된다. 이런 메일을 통해 바이러스 침투나 외부 해킹이 이뤄진다고 보고, 보안의식이 취약한 직원들을 교육하는 것이 그 취지다. 삼성 직원들은 사무실에서 단 한장의 서류도 들고 나갈 수 없으며, 때때로 불시 검문도 받는다. 그들에게 보안은 단순히 ‘의식’이 아니라 ‘습관’이 돼가고 있다.

동국제강·효성의 '작은 실험'

영국의 한 태닝 전문회사 설문조사에 따르면 1주일 중 여성이 가장 늙어 보이는 때는 ‘수요일 오후 3시30분’이라고 한다. 이 시간대를 직장인들의 주간 라이프 사이클에 적용해 보면 1주일 중 가장 피로를 느낄 때인 것 같다. 동국제강 홍보팀 직원들에게 매주 수요일 점심은 ‘맛집 탐방’ 시간이다. 한 사람씩 돌아가며 웹 서핑이나 풍문 수집 등을 통해 맛집을 정하고, 팀원 모두가 모여 즐겁게 식사를 같이한다. 효성그룹 홍보팀은 매일 오후 3시~3시30분에 모두 모여 10분 정도 ‘웃음 치료’ 시간을 갖는다. 스트레칭도 하고, 다양한 표정을 짓고 함께 신나게 박수를 쳐가며 실컷 웃어본다. 이들 회사 홍보팀에는 직장생활의 피로를 떨치고, 직원들의 단결을 유도하는 ‘습관’이 있다.

경제·경영 분야의 베스트셀러 중 ‘습관이 힘’이라는 책이 있다. 습관이 한 개인의 삶을 어떻게 지배하고, 나아가 조직과 사회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나름의 논리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다. 현직 뉴욕타임스 기자인 저자 자신이 매일 오후 초코칩 쿠키를 사먹던 습관을 분석해 이를 고침으로써 ‘폭풍 다이어트’에 성공한 습관 개조의 체험자이기도 하다.

'펠프스 비디오테이프'의 비밀

미국의 올림픽 수영 영웅 마이클 펠프스는 조그마한 습관 하나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한다. 자기 전에, 또 잠자리에서 깨자마자 비디오 테이프를 틀어 보는 것이다. 그 비디오 테이프는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완벽한 레이스다. 코치 밥 바우먼의 지도로 10대 때부터 매일 ‘비디오 테이프’를 튼 펠프스는 나중에는 가상의 레이스에서 초 단위까지 정확히 측정할 수 있게 됐다. 경기 전 바우먼 코치가 펠프스에게 주문하는 것은 “그저 평소의 비디오 테이프를 돌리라”는 말이다.

습관의 힘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도전의 역사에도 적용된다. NASA에는 무인 우주선인 경우 이륙하지 못하고 폭발하더라도 기립박수를 치는 ‘습관’이 있다. 이런 습관들이 형성되는 원동력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겠다는, 다음번 우주선은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보상에 대한 열정’이다.

요즘 미국 지식인들의 저서에 가장 많이 인용되는 사람 중 하나인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삶은 습관의 덩어리’라고 했다. 새해가 되면 저마다 이런 저런 결심을 한번씩 해본다. 설 명절을 좋은 습관을 만드는 계기로 삼아보자. 그 성패는 ‘보상에 대한 열정’의 강도에 달려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기면서.

윤성민 산업부 차장 sm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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