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직장인이 알뜰살뜰 모은 적금 1억원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선뜻 내놨다.
4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울산공장에서 올해로 26년째 일하고 있는 박우현(57ㆍ대형엔진시운전부) 기원은 최근 대한적십자사 울산지사와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5000만원씩, 총 1억원의 성금을 기탁했다.
박 기원의 성금 기탁은 주변 동료들 조차 몰랐다. 박 기원이 공동모금회 등에 전화를 걸어 기부방법을 확인하고 계좌로 성금을 이체해서다. 공동모금회 측이 개인 이름으로 큰 돈이 들어오자 기부자의 신상을 수소문하던 중 뒤늦게 박 기원의 거액기부 사실이 사내에 알려졌다.
박 기원은 “어려웠던 시절 이웃들이 쌀과 고구마를 나눠?기 때문에 지금 행복한 내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곡성에서 가난한 농부의 6남매 중 맏이로 자란 박 기원은 자신을 십시일반 도와준 고마움을 잊을 수 없었다. 1988년 입사 직후 남들에게 베풀며 살겠다고 다짐했다. 매월 급여 일부를 떼내 ‘기부용 통장’을 만든 것도 이때부터다. 차곡차곡 성금을 모았고 부인 조길자(54)씨도 건설현장과 시장에서 일해 모은 돈을 보탰다.
“박 기원은 일에도 누구보다 열정적인 인물이었다”고 동료들은 입을 모았다. 박 기원은 1512건의 공정 개선을 낸 공로로 지난해 대한민국 신지식인에 선정됐다.
박 기원은 “신지식인에 선정되면서 퇴직 전에 크게 기부하자고 정했던 결심을 행동에 옮긴 것 뿐”이라며 “성금으로 혜택 받는 분들이 잠시라도 기뻐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말했다. 성금은 박 기원의 뜻에 따라 지역 독거노인과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후원하고 긴급구호품을 마련하는데 쓰일 예정이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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