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5년3개월만에 1만4000P 돌파
증시 돌아오는 개인
안전자산 채권 이탈…美 국채수익률 치솟아, 지난달 다우 6.9% 반등
비관론자들은'경계론'
美 실업률 여전히 높아…"양적완화에 일시적 현상"
글로벌 주식시장이 ‘대세 상승장’에 접어든 것일까.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주식시장 대부분이 랠리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 30대 대기업 주가를 기준으로 산출하는 다우존스지수는 지난 1일 2007년 10월 이후 5년3개월 만에 14,000선을 회복했다. 지난달 6.9%나 상승하면서 사상 최고점을 155포인트 남겨놨다.
뉴욕증시의 S&P500지수와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도 지난달 각각 2.65%, 3.79% 반등하면서 1997년과 1989년 이후 1월 기준으로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유럽 재정위기, 미국 재정절벽, 중국 경착륙 우려 등 시장을 짓누르던 불확실성이 대부분 해소되면서 투자 분위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채권에서 위험자산인 주식으로 대이동하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뮤추얼펀드 유입액 17년 만에 최대
무엇보다 빠르게 바뀌는 건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성향이다. 작년 중반까지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던 투자자들이 최근 들어 급격히 증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펀드 시장조사회사인 리퍼(Lipper)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주식형 뮤추얼펀드 및 상장지수펀드(ETF)에 342억달러가 유입됐다. 월별 유입액으로는 1996년 이후 최대 규모다.
반면 안전자산인 채권시장에서는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던 미국 국채 수익률은 1일 2.017%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다. 채권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시장 짓누르던 불확실성 대부분 해소
주식시장으로 돈이 몰리는 건 미국 재정절벽, 유럽 재정위기 등 그동안 시장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하던 악재들이 부분적으로나마 해소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자산운용사인 버밍엄의 제리 해리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정학적·정치적 악재들이 대부분 사라지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고객들에게 주식에 투자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것도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1일까지 S&P500지수 편입 기업들의 절반 정도가 실적을 발표했다. 이들 기업의 이익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평균 2.6% 늘었다. 시장조사회사인 팩트세트의 존 버터스 애널리스트는 “기업 최고경영자들의 자신감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양적완화에 따른 일시적 현상” 우려도
미국을 중심으로 거시경제 지표들이 개선되고 있는 것도 호재다. 1일 미국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신규 취업자 수를 당초 15만5000명에서 20만2000명으로 상향 조정해 확정했다. 지난달에는 15만7000명으로 다소 줄었지만 고용시장이 탄탄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주가를 크게 밀어올렸다.
하지만 지난달 실업률이 여전히 7.9%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경기 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다는 점은 우려로 남는다. 비관론자들은 최근의 주식 반등세가 중앙은행들의 통화 완화정책에 힘입은 일시적 현상으로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초에도 비슷한 랠리를 보였으나 얼마 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S&P500지수의 경우 역사적으로 1500을 찍으면 다시 급락하는 전례가 있었다는 것이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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