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벌써 2월입니다. 다음 주는 설날이네요. 설날 잘 보내기 바랍니다. 오랜 침묵을 깨고 많은 대학들이 올해 수시 입시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크게 변화한 것은 없지만 특징이라고 한다면 수능최저등급을 요구하지 않는 대학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작년의 경우 인하대 수시 1차와 가톨릭대, 성신여대와 같이 논술 전형에서 수능최저등급을 요구하지 않는 대학들이 꽤 있었으나 올해는 수능최저등급을 요구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지요. 물론 확실한 입시안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겠지만, 확실한 것은 정시에 올인하는 것도 수시에 올인하는 것도 모두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긴 호흡을 가지고 수능과 수시 모두 착실하게 대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특히 만약 논술전형으로 대학을 가고 싶은 학생들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지금부터라도 반드시 논술공부를 하기 바랍니다. 논술 공부는 제대로 수업을 듣고, 제대로 글쓰고, 제대로 첨삭받아야 한다는 것 잘 기억하기 바랍니다.
이번 호에는 고려대 2012학년도 수시 논술 문제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강조하지만, 학생 글의 평가기준은 대학에서 제시한 평가기준을 바탕으로 제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작성한 것이며, 평가 점수는 제 개인적인 판단임을 미리 알려 드립니다. 그리고 자신이 지원하고 싶은 대학의 최신 기출문제를 작성하여 페이지 하단에 있는 제 메일로 보내주시면, 그중에서 한 주에 한 명 혹은 두 명의 학생의 글을 채점하고 첨삭해 드리고 관련 자료를 보내드리겠습니다. 물리적인 여건상 많은 학생들의 글을 첨삭해드릴 수 없는 점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 2012학년도 고려대학교 수시 논술 (인문계 B) 2011년 11월 20일 (오후)
※ 아래 제시문을 읽고 논제 1, 2에 답하시오.
1정통과 이단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시간의 흐름이나 가치관의 변화에 따라 바뀔 수 있으므로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다. 어떤 사상이나 역사적 사건, 또는 정치적 인물이 당대에는 정당성을 확보하고 정통으로 평가받으나 후대에는 이단으로 몰리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당대에는 이단으로 간주되어 탄압과 천대를 받은 사상이나 인물이 후대에 이르러 정당성을 확보하고 사회의 정통으로 인정받기도 한다. 역사적 사건이나 사상, 정치적 인물 등의 정당성 여부를 판단하는 근거는 다양하며, 정당성의 다양한 근거가 차지하는 상대적 중요성은 시대와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바뀌어 왔다.
사회 구성원들은 전통과 관습의 관점에서 특정 사상이나 행위의 정당성 여부를 판단한다. 어떤 행위나 사고가 오랜 기간 유지되어 온 전통과 관습의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역사의 관성에 의해 정당성을 부여받게 된다. 예를 들어, 오랜 전통을 통해 적장자 계승의 원칙이 관습화된 왕조에서는 새로 등극한 왕이 이전 왕의 적장자일 경우 전례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정당성을 인정받게 된다. 정당성의 근거가 전통이나 관습인 경우에도 그 모호한 부분을 이용해서 새로운 사회운동을 시도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회운동이 역사적으로 누적된 전통과 관습을 심각하게 부정하는 수준에 도달하게 되면 새로운 시도는 사회적 저항에 직면하게 된다.또한 사회운동, 종교, 사상 혹은 정치적 인물의 결정이나 행위가 합리적이라고 인식되는 경우에 대중은 비교적 거부감 없이 주어진 현실을 수용함으로써 합리성에 기초한 정당성을 부여하게 된다. 합리성은 추상적 개념이기에 다양한 의미와 기준을 가지고 있다. 이성에 의한 사고, 객관적 자료에 근거한 판단, 절차의 존중, 목적의 보편적 적합성 등이 합리성의 주요한 요소이다. 예를 들어, 합리성의 원칙이 명확하게 구현된 정치적 현상으로 법치주의나 관료제 등이 있다.
성문화된 법규에 의해 합법과 불법이 명확히 구분되고 법규에 따라 정부의 정책이 결정·집행되는 경우에 정권과 지도자는 법적 체계에 기초한 합리적 정당성을 확보하게 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부가 명확히 규정된 법규에 의해 업무를 처리하게 되면 그 구성원들은 이를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정부가 규정에 위반되는 사업을 비밀리에 혹은 불법적으로 추진하게 되면 이를 부당한 행위로 간주하여 저항하게 된다. 근대 이후 사회가 다양하고 복잡해짐에 따라서 합리성에 기초한 정당성은 시간이 흐를수록 중요해지는 경향이 있다.
정당성의 중요한 근거로 카리스마를 들기도 하는데, 이 경우 카리스마는 일반인에게서는 발견되지 않는 초인적 능력을 말한다. 이러한 카리스마는 교육이나 훈련을 통해 습득되는 것이 아니라 타고나는 것이므로 ‘신의 선물’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미래를 볼 수 있는 예지력, 전쟁에 나가면 패배를 모르는 영웅적 기세, 손만 대어도 병을 고치는 능력 등이 카리스마의 대표적 사례이다. 어떤 지도자가 초자연적 능력에 기초해서 일반인이 상상하기 어려운 기적을 일으키는 경우에 자신이 주도한 사회운동의 정당성을 확보하여 혁명적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 … (하략)…
2 가 집현전 부제학 최만리 등이 상소하였다. “우리 조선은 개국 이래 지극한 정성으로 큰 나라를 섬겨 중국의 제도를 한결같이 지켜 왔습니다. 중국과 같은 글을 쓰고 같은 제도를 시행하는 오늘날, 언문을 창제하시니 보고 듣기에 놀랍사옵니다. 언문이 비록 옛 문자의 한 형태를 본떴다 하더라도 소리에 따라 쓰고 낱글자를 합치니, 이는 옛것과 아주 달라 실로 근거가 없습니다. 만약 중국에 흘러들어 가기라도 하면 비난하는 자가 생기리니, 어찌 큰 나라를 섬김에 부끄러움이 없겠습니까? 언문을 유통하면 관리들은 오로지 언문만 익히고 학문과 문자는 돌아보지 않아 하급관리와 고급관원들이 둘로 갈라질 것입니다. 관리들이 언문으로 출세한다면, 후진들이 모두 이것을 보고 ‘스물일곱 글자 언문으로 입신출세할 수 있는데 무엇 하러 고생스럽게 성리학을 공부하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수십 년 후에 문자를 아는 사람이 필시 적어져서 비록 언문으로 관리의 일을 처리할 수 있다 하더라도 성현의 문자를 몰라 불학무식하여 사리의 시비에 어두워질 것이니, 언문에만 뛰어나면 장차 어디에 쓰겠습니까? 전에 썼던 이두는 비록 문자의 범위 안에 있으나 식견이 있는 자는 오히려 그것을 비루하다 여기어 이문(吏文)으로 바꾸려고 하였는데, 언문은 문자와 조금도 관련없이 오로지 길거리의 속된 말을 쓰는 것이 아닙니까? 설령 언문이 지난 왕조부터 있었다 해도 문명의 나라가 되어 도(道)에 이르려고 한다면 어찌 그대로 답습하겠습니까?”
임금께서 상소를 보시고 최만리 등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소리에 따라 쓰고 낱글자를 합치는 방식이 옛것과 아주 다르다고 하였는데, 설총의 이두도 문자의 음과는 다르지 않더냐? 또 이두를 만든 본뜻도 백성을 편하게 함이 아니었더냐? 만일 백성을 편하게 하고자 함이었다면 지금의 언문 역시 백성을 편하게 함이 아니냐?”
나 훈민정음은 그 편리성으로 인하여 여러 계층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조선 중기 이후 한글로 서찰을 쓰는 경우가 늘어났고,《홍길동전》《춘향전》《사씨남정기》등과 같은 한글 소설이 유행하게 되었다. 그러나 한글 창제 이후에도 공문서 작성이나 역사 기록 등에서는 한문이 주로 사용되었다.
다 고종 31년(1894년) 11월 21일 칙령 제1호
제14조 법률과 칙령은 모두 국문을 기본으로 하고 한문으로 번역을 붙이거나 혹은 국한문을 혼용한다.
3중세 유럽에서는 천년왕국운동이 유행하였다. 후기 유대교 및 초기 그리스도교와 신비주의 등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천년왕국운동은 중세 봉건사회를 혁파하고 현세에서 낙원을 추구하려는 유토피아적 상상력과 결합해 하층민들에게 급속하게 파고 들었다. 한스 뵘은 천년왕국운동을 이끈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새 세상이 도래했음을 선언했다. “서리가 내리는 것을 막아 모든 곡식과 포도나무를 얼어 죽지 않게 한 것은 전적으로 내 기도 덕분이다. 나는 지옥에 빠진 어떤 영혼도 구원해 낼 수 있다. 천년왕국이 세워지면 일체의 세금은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계급과 신분으로 인한 차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며 누구도 다른 사람 위에 군림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하여 모든 사람들이 형제처럼 살 것이며 누구나 동일한 자유를 누리고 똑같이 일하는 세계가 이룩될 것이다.”
뵘의 설교는 호소력을 지녀 독일 전 지역에서 사람들이 그를 찾아 몰려왔다. 기록에 의하면 하루에 3만~4만명, 많을 때는 7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니클라스하우젠으로 모여들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그의 옷자락이라도 잡으려고 몸부림쳤으며, 옷자락 한올이라도 얻게 되면 그것을 불멸의 가치를 지닌 보물인 것처럼 보관하였다. 그의 손이 닿으면 눈먼 자가 시력을 찾고 죽은 자가 살아나며 바위에서 샘물이 솟아난다는 소문이 돌았다. 니클라스하우젠에서 일어난 놀라운 사건에 관한 소문은 삽시간에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퍼져나갔다.
뵘을 추종하는 사람들이 급속히 늘어나자 주교와 시 위원회는 그가 반란을 기도하고 있다고 판단하여, 1476년 7월 7일 밤에 기병을 보내 뵘을 체포하고 뷔르츠부르크 성으로 압송해 갔다. 수많은 사람들이 무기도 없이 촛대를 들고 밤새워 행진해 새벽녘에 성문 앞에 도착하였다. 군중은 그곳에 도착하면 성벽이 무너져 내리고 성문이 저절로 열리며 그 ‘거룩한 청년’이 결박을 풀고 승리자의 모습으로 당당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확신하였다. 그들은 뵘의 이름을 부르며 그 도시가 파괴되고 새로운 도시가 건설되기를 열망했으나 끝내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포병부대가 포격을 가하자 뵘의 추종자들은 혼비백산하여 황급히 도망쳤다. 뵘은 이단을 퍼뜨리고 마술을 행했다는 죄목으로 유죄판결을 받고 처형되었다.
<논제 1> 제시문 (1)을 요약하시오. (25점)
<논제 2> 제시문 (1)에 근거하여 제시문 (2)와 (3)을 비교·분석하시오. (50점) (600±50자)
많이 쓰고 첨삭 받아야논술 합격!
▧ 위 문제의 학생 답안
제시문 2와 3은 정당성 기준의 변화에 따른 사회의 인식 및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
일단 제시문 2에서는 임금이 백성을 편하게 하고자 언문창제를 하는데 언문창제는 중국을 섬기는 나라로서 전통을 어기는 것이고 학문과 문자가 쇠퇴한다고 당대에는 비판하였는데 후대에는 훈민정음이 널리 사용하고 한문도 혼용하여 정당성을 확보한다.
반면에 제시문 3에서는 천년황국 운동 지도자인 뵘이 새 세상이 도래했음을 선언하며 자신을 우상시화하는 설교로 집단을 형성한다. 하지만 새로운 도시 건설이 이루어지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자 당대에 정당성 확보하여 세력을 잡고 있던 집단이 이단으로 몰리게 되고 지도자 뵘은 이단을 퍼뜨리고 사회를 혼란시킨 죄로 사형된다.
즉, 제시문 2는 당대에는 이단으로 간주되고 후대에는 정당성을 확보하여 정부가 명확히 규정된 법규에 의해 업무 처리했기에 합리성에 준거한 정당성 확보를 내세웠다고 보며 제시문 3은 당대에는 정당성이 확보되고 후대에 이단으로 몰렸다는 차이와 카리스마에 준거한 정당성 확보로 인해 쉽게 무너지고 지도자 사망으로 정당성의 승계 어려움을 볼 수 있다.
▧ 평가기준 및 점수
▧ 해설 및 예시답안
- 습관적으로 제시문을 요약해서는 안 된다.
제가 논술을 가르친 지도 벌써 10년이 되어 갑니다. 갑자기 자랑을 하거나 회한을 늘어놓기 위해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논술을 10년 가르친 저는 과연 답안을 작성하는 데 있어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까요?
보통 글을 쓰기 이전에 문제는 어떻게 출제되어 있는지 그렇다면 답안은 어떻게 작성을 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준비하는 데 저 역시 최소 15~20분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대학에서 논술고사를 치르거나 각종 논술경시대회에 참가하는 학생들을 살펴보면 5분도 지나지 않아 답안을 작성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문제를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답안을 작성하기 시작하는 것이지요.
이런 학생들은 혹시 천재일까요? 아니면 논신? 둘 모두 아니랍니다. 이런 학생들은 십중팔구 제시문을 읽어가면서 제시문을 바로 바로 요약하고 있는 것입니다. 제시문을 읽으면서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발췌해 가면서 글을 쓰는 것이지요. 아주 당연하게도 이렇게 답안을 작성하는 순간 합격과는 거리가 멀어진다는 것 명심하기 바랍니다.
그런데 위의 학생들은 왜 이렇게 글을 쓰려는 것일까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시간 내에 정해진 분량의 답안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제시문을 요약하는 것이 편하기 때문이고, 둘째, 이렇게 요약을 해 나가면 생각이 잘 정리되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학생들은 시간도 모자르고 생각하기도 어려우니 먼저 제시문 각각을 요약하면서 글을 쓰겠다는 나름의 전략을 갖게 된 것이지요.
문제는 이 전략이 완전히 잘못되었다는 것입니다. 제시문 각각이 어떤 내용인지 정리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글을 쓰기 전에 우리가 준비하고 파악해 두어야 할 일이지, 글 안에 포함시켜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전략은 질문에 대한 답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빨간 색 펜과 검은 색 펜의 차이점을 어떤 사람이 물었다고 합시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답은 “색깔의 차이가 있다. 왼쪽 것은 빨간 색 펜, 오른쪽 것은 검은 색 펜이다”라고 누구나 대답할 것입니다. “왼쪽 것은 길고 가느다랗고 색깔은 빨간 색이며, 오른쪽은 조금 두껍고 뚜껑이 달려 있으며 가격이 싼 검은색 펜이다”라고 대답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질문의 의도에 맞게 차이점이 드러나게 대답하지 비교의 대상을 묘사하거나 설명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물론 각각을 묘사하고 설명하면 차이점이 드러날 수도 있겠으나 질문자의 의도에는 부합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혹은 중요하지 않은 부분을 설명하느라 중요한 부분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될 것입니다.
- 제시문 1을 근거하라는 말은 제시문 1의 주장을 중심으로 서술하라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위의 학생 글은 질문에 대한 내용이 그렇지 않은 내용보다 훨씬 적은 답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의 학생 답안은 총 4단락을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단락에서는 제시문 2와 3이 갖는 전체 주제에 대해 서술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단락은 제시문 2를 요약하고 있고, 셋째 단락에서는 제시문 3을 요약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단락에서 제시문 2와 3의 차이점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600자라는 많지 않은 분량에서 30% 정도만이 차이점에 대한 서술이고 나머지는 모두 제시문을 요약하는 데 할애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분명히 제시문 1에 근거하여 제시문 2와 3을 비교 분석하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①제시문 1의 주장이 무엇인지 정리해야 하고, ②제시문 1의 주장을 기준으로 제시문 2와 3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서술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봤을 때, 위 학생 글은 질문자의 의도에 맞는 답안을 작성하지 않은 것입니다. 제시문 1의 주장이 무엇인지도 정확하게 대답하지 않았고, 제시문 2와 3의 차이점이 무엇인지를 제시문 1의 주장에 근거해서 답하지도 않았습니다. 이러다 보니 제시문 2와 3의 차이점을 서술하려 애썼지만,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정확하게 알 수 없으며 동시에 전체 주제가 무엇인지도 파악하기 어려운 답안이 된 것입니다.
아마 이 학생과 대화를 나누어 보면 각각의 제시문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거나 차이점을 못 찾아내지 않았을 것입니다. 분명히 충분히 이해했을 것이고 차이점도 잘 찾았을 것입니다. 다만 이를 어떻게 표현해낼지 몰랐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이지요.
- 논술 합격을 위해서는 결국 다작과 첨삭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먼저 논술답안을 어떻게 작성하는지에 대한 바른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는 수업이나 강의를 통해 해결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이 이해를 바탕으로 글을 직접 써봐야 합니다. 최대한 많이요. 마지막을 자신이 쓴 글에 대해 첨삭을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
이 세 가지 과정을 모두 거쳐야 좋은 답안을 작성할 수 있게 된답니다. 결국 논술공부는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 된답니다. 방과 후 수업이든, 거점수업이든 논술공부 지금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 강사 예시답안
제시문 1은 정통과 이단을 나누는 기준은 정당성 확보 유무로 나누어지며 이 기준 역시 시간과 사회의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그중 사람들은 정당성을 판단하는 기준을 전통, 합리성, 카리스마로 삼는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렇게 봤을 때 제시문 2는 한글이 이단에서 정통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제시문 2-가의 최만리가 주장하듯 한글은 한문이라는 전통에 반하는 이단이었다. 즉, 전통에 어긋났기 때문에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해 이단이 된 것이다. 물론 세종은 편리성이라는 합리성을 주장하지만 조선 초기에는 한글이 정통이 되어가지 못한다. 그러나 조선 중기에는 편리함이라는 합리성으로 인하여 이단에서 정통으로 변화하다 2-다에서 볼 수 있듯 법률이라는 합리성을 근거로 한글이 한문의 자리를 대신하여 정통이 된다. 결국 한글은 합리성이라는 근거로 정당성을 확보하여 조선 후기에 정통이 된 것이라 볼 수 있다.
반면 제시문 3은 뵘의 종교운동이 이단에서 정통이 되지 못한 실패 사례를 보여준다. 뵘은 처음 카리스마를 통해 이단이었던 자신의 종교운동을 정통으로 만들려 한다. 그러나 최후의 순간에 카리스마를 보여주지 못해 다시 이단으로 전락하게 된다.
강현정 S · 논술 선임 연구원 basekangg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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