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직원 78개 글 게재, 대선 개입 정황 드러나

입력 2013-01-31 14:17

대선 개입 의혹을 받은 국가정보원 직원 김모 씨(29)가 78개의 대선 관련 글을 게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김 씨는 8월28일부터 불법선거운동 의혹이 불거진 12월11일까지 인터넷 사이트 ‘오늘의 유머’와 ‘보배드림’에 각각 49개, 29개의 글을 게시했다. 글을 올릴 때 사용한 아이디 11개의 대부분은 지난해 8월부터 9월 초 생성됐다.

김 씨는 주로 4대강 사업이나 해군기지 건설 등사회적으로 이슈가 됐던 사건들에 대한 글을 썼다. 김 씨가 올린 글 대부분이 정부 여당의 입장은 옹호하면서 야당에는 비판적이다. 김 씨의 행동에 대해 선거 개입을 한 것인지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김 씨는 12월 5일 게재한 ‘남쪽 정부’ 글에서 "어제 토론 보면서 정말 국보법 이상의 법이 필요하다고 절실히 느꼈다“ 며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조차 대한민국을 남쪽 정부라고 표현하는 지경이니’라고 썼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의 남쪽 정부라는 표현을 비판한 것.

권은희 수사과장은 “직접 올린 글 말고도 새누리당을 반대하는 게시물에 반대 아이콘을 누르는 등 일관되게 여당이나 정부에 유리하게 의사를 표시했다” 며 “횟수에 상관없이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살펴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 씨의 글에서 아직 대선 후보 3명의 이름과 소속 정당 명칭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흔적을 발견하진 못했다. 그러나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였던 만큼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또 국정원 신분으로 적절치 않은 행동이였다는 입장.

권 수사과장에 따르면 김 씨는 경찰 진술에서 “그런 글(정치·사회에 관련된 이슈)들에 대한 반응을 살피는 것이 자신의 업무”라고 주장했다. 또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서 대선 관련 게시물에 99회에 걸쳐 ‘찬반 표시’를 한 것은 “수준 이하의 글에 반대 표시를 누른 것일 뿐”이라고 진술했다.

국정원 역시 “3차장 산하 심리전단 요원으로서 종북단체의 활동 등을 파악하는 게 고유 업무”라며 정상적인 대북심리전 활동일 뿐 선거 개입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날 국정원이 발표한 입장문에는 “김 씨는 문재인 후보를 비방하는 인터넷 글을 게재한 사실이 없으며 김 씨가 올린 글은 인터넷상의 정상적 대북심리전 활동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했다.

지난 3일 이광석 수서경찰서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김 씨가 대선 관련하여 ‘찬반 표시’만 했을 뿐 글은 올리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씨가 78개의 정치·사회적으로 갈등이 있는 문제에 대한 글을 올린 것이 확인되자 경찰이 수사과정에서 김 씨의 대선 개입 의혹을 축소시키려 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한경닷컴 최수아 인턴기자 suea@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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