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팍' '달빛프린스' 등 부진…토크쇼 인기 시들도 '한몫'
버라이어티로 승부 걸어야
5.7%, 8.8%, 12.3%. 지난주 강호동이 진행한 KBS ‘달빛 프린스’, MBC ‘황금어장’의 ‘무릎팍도사’, SBS ‘스타킹’ 시청률(AGB닐슨 기준)이다.
1년여 만에 방송에 복귀한 강호동의 프로그램이 예전만큼 뜨거운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제 복귀 한 달 남짓,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하지만 예능계 최고 MC 강호동에 대한 기대가 이보다 높은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특히 새로 시작한 ‘달빛 프린스’의 초반 부진은 강호동의 이름값을 생각하면 아쉬운 결과였다.
한 방송 관계자는 “‘달빛 프린스’는 책을 소개하는 토크쇼다. 잘 풀면 인포테인먼트 토크쇼로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잡을 수 있지만 재미와 지식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기존 토크쇼와는 다른 진행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달빛 프린스’는 강호동이 책을 통해 패널과 게스트로부터 이야깃거리를 끌어내야 한다. 책 내용에서 재미있는 이야기와 듣기 좋은 메시지까지 끌어내는 것은 어떤 MC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다. “강호동이니까 해볼 수 있지만, 그만큼 어려운 도전”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토크쇼의 전반적인 침체도 강호동에게는 고민거리다. ‘놀러와’는 폐지됐고, MBC가 새로 시작한 ‘배우들’은 최저 2%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다른 토크쇼들 역시 시청률이 10%만 넘어도 성공이라고 할 만큼 전반적인 침체를 겪고 있다.
이 때문에 강호동의 진짜 승부는 토크쇼가 아닌 버라이어티쇼에서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한 방송 관계자는 “좋은 MC와 특급 MC는 주말 버라이어티쇼에서 어떤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 갈리는데 강호동이 복귀 후 버라이어티쇼에 출연하지 않고 있는 만큼, 아직 한 장의 카드는 남겨둔 셈”이라고 말했다.
강호동에겐 버라이어티쇼를 진행할 체력이 충분히 남아 있다. 인기 버라이어티쇼는 MC의 이미지를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호동은 ‘1박2일’을 진행할 당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친근하게 다가서는 모습으로 유재석과 함께 가장 대중친화적인 MC로 인기를 누렸다. ‘달빛 프린스’뿐만 아니라 새로운 버라이어티쇼를 통해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할 또 다른 숙제가 그에게 남아 있다. ‘1박2일’에서 보여준 ‘야생’이나 ‘리얼’의 모습 대신 또 다른 이미지를 구축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불확실한 전망에도 불구하고 강호동의 진행 능력만큼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첫 복귀작인 ‘스타킹’에서도 첫방송부터 무리없이 진행을 이끌었고, 최근에는 ‘무릎팍도사’에서 할리우드 영화감독 워쇼스키 남매와 동시통역을 통해 진행하면서도 방송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강호동의 복귀 한 달 성적표가 강호동 개인보다 예능 프로그램의 변화에 더 영향을 받고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TV평론가 이승한 씨는 “이제 복귀 한 달째인 만큼 아직 예전과 같은 감을 완전히 되찾기는 힘들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평가를 내리는 것은 공정치 않다”며 “강호동은 지금 예능계의 변화를 느끼고 있고, 변화의 필요성도 절감하고 있다고 본다. 결국 정면 돌파로 해답을 찾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강명석 텐아시아 기자 tw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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