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低 쓰나미…日 기업 주가 '날고' 한국은 '침몰 중'

입력 2013-01-29 17:07
수정 2013-01-30 02:15
도요타, 42% 오를 때 현대차 21% 폭락
철강·조선·화학도 눈물…삼성전자 '분투'


엔화가치가 떨어지고 원화가치는 오르면서 경쟁관계에 있는 한·일 주요 기업 간 주가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해외 수출시장에서 경합하고 있는 자동차 조선 철강 등의 업종이 대표적이다. 엔저(低)의 순풍을 등에 업은 일본 기업의 주가는 상승세다. 수출가격 경쟁력 제고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를 밀어올리는 요인이다.

반면 한국 기업의 주가는 힘을 잃었다. 원고(高)·엔저 상황이 지속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기업과의 제품 수주, 판매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진 탓이다.

○반대로 가는 한·일 기업 주가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주가는 작년 9월 말 3040엔에서 최근엔 4300엔대로 올라섰다. 3개월 새 40% 이상 급등한 것이다. 기폭제는 ‘엔고 저지’를 목표로 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무제한 금융완화정책’. 아베 총리가 자민당 대표로 선출된 작년 9월 말 이후 엔화가치가 달러당 77엔대에서 90엔대로 떨어지면서 도요타의 수출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도요타차는 엔화가치가 달러 대비 1엔 하락할 때마다 연간 영업이익이 350억엔씩 올라가는 구조다. 엔저를 무기로 한국 시장 공략도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이원희 현대자동차 부사장은 “도요타가 일본에서 생산한 차량의 한국 공급량을 늘리고 있다”며 “공격적인 가격인하 정책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국내 생산량의 60%가량을 수출에 의존하는 현대차는 역풍을 맞았다. 최근 3개월 새 주가는 20% 이상 떨어졌다. 환율의 영향은 주가뿐만 아니라 실적에도 반영되기 시작했다. 작년 4분기(10~12월) 현대차의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 줄었다.

철강 조선 화학 등의 업종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 최대 조선업체인 미쓰비시중공업의 주가는 최근 3개월간 43%가량 오른 반면 현대중공업은 10% 이상 하락했다. 철강업종의 포스코와 신일철스미킨(작년 10월 신일본제철과 스미킨공업이 합병), 화학업종의 LG화학과 아사히카세히 등의 주가도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추세다.

주요 업종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버티고 있는 전자업종만 나홀로 분투 중이다. 샤프 파나소닉 소니 등 일본 가전 3사의 시가총액(지난 28일 기준)은 3조2850억엔으로 삼성전자(약 19조엔)의 6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한국 기업, 수주경쟁력 타격 우려

수출전선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9일 일본 종합상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 “동남아시아의 철강 가공회사로부터 일본의 철강제품을 사용하고 싶다는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과의 수주경쟁에서 고전했던 일본 기업들이 엔저를 기회로 가격경쟁력을 되찾고 있다”고 전했다.

주식시장의 평가는 이런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일본 최대 철강회사인 신일철스미킨과 포스코의 시가총액 차이는 지난해 10월 7000억엔가량에서 최근엔 5000억엔대로 좁혀졌다. 조선업계도 마찬가지. 미쓰비시중공업의 시가총액은 이달 들어 현대중공업을 앞질렀다.

문제는 엔저·원고 상황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우려가 높다는 것. 이노 테페이(井野鐵兵) 미쓰비시UFJ은행 외환 애널리스트는 “최근 들어 원화가 다시 약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단기적인 움직임에 그칠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구두개입 등을 통해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한계가 있어 당분간 완만한 원화 강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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