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졸업해 취직한 한국의 남성 박사 10명 중 6명이 연봉 5000만원 이상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성 박사가 연 5000만원을 받는 비율은 절반인 30%대에 그쳐, 박사학위를 받은 최고급 인력간에도 남녀 소득수준에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2012학년도(2011년 8월 및 2012년 2월 졸업)에 국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남녀 7061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조사 응답자 중 현재 취업했거나 취업이 확정된 박사는 전체의 67.8%였다.
현재 자신이 다니는 직장의 연봉을 밝힌 남자 응답자 2638명 가운데 연봉 5000만원 이상을 받는다고 답한 사람은 63.2%였다. 반면 여성 응답자 1089명 중 연봉 5000만원 이상을 받는 사람은 36.2%에 불과했다. 연봉 2000만원 미만을 받는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을 보면 남자는 4.7%였으나 여자는 13.3%였다.
소득수준의 차이는 전공별로도 나타났다. 전공별로 연봉 5000만원 이상을 받는 비율은 의학분야가 전체 응답자 749명 중 67.8%, 공학분야는 전체 응답자 1074명 중 67.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사회분야(62.1%), 자연분야(43.4%) 순이었다. 반면 교육·사범분야 전공자는 전체 응답자 290명 중 32.5%만 연봉 5000만원이 넘는다고 응답했고, 인문분야와 예술·체육분야도 연봉 5000만원을 넘는 사람의 비율이 34.3%와 36.3%에 그쳤다. 인문분야는 2000만원 미만의 연봉을 받는 사람이 전체 응답자의 23.2%로 다른 전공보다 비율이 높았고, 예술·체육분야(27.1%)와 자연분야(22.8%)도 저연봉을 받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한편 취업자들의 직장 유형으로는 대학이 28.9%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민간기업(23.9%), 창업·자영업(9.4%), 정부·지방자치단체(8.4%), 초·중·고교(6.6%)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 박사 중 대학에서 일하는 비율은 45.2%로 남자 박사(21.6%)보다 두 배가량 높았다.
조사를 맡은 송창용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은 “일반적으로 고용시장에서 저연봉을 받거나 고용여건이 열악한 인문분야와 교육·사범분야의 경우 여성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며 “남녀 박사간 소득수준의 차이는 ‘남녀 차별’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박사학위 소지자들이 진출하는 시장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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