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민간경제硏 전문가 진단 "경기 바닥다지는 중…반등 힘 약해 저성장 당분간 이어져"

입력 2013-01-24 16:57
수정 2013-01-24 22:46
"추가 위축 없겠지만 세계경제 불안감 여전"
"가계부채·부동산 경기 침체 등도 변수"



국내 3대 민간경제연구소 전문가들은 국내 경기가 지난해 3분기보다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데 대체적으로 공감하고 있다. 바닥은 일단 지난 것 같다는 진단이다. 하지만 국내외 불안 요인이 여전히 남아 있어 1분기에도 성장세는 미약할 것으로 내다봤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금융산업실장

지난해 3분기부터 계속 부진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4분기가 3분기보다 수치상 나아지긴 했지만 큰 의미를 부여하긴 힘들다.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지만 그렇다고 성장률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우선 유럽이 재정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날지 아직 불확실하다. 미국은 재정절벽 문제가 남아 있고 중국은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야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할 텐데 이 부분이 명확하지 않다. 국내적으로는 원·달러환율 하락으로 수출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저성장 국면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4분기 국내총생산(GDP)에서는 두 가지가 눈에 띈다. 수출이 마이너스였고 설비투자 역시 나빴다. 설비투자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도 민간소비가 살아나고 기업 실적 역시 좋은데 설비투자는 부진하다.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추가적인 경기 위축은 없을 것으로 본다. 조심스럽게 바닥을 다져가는 국면이다.

최근 경기회복 가능성을 언급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나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에 기본적으로는 공감한다. 그러나 작년에도 1월과 2월 분위기가 좋았다가 3월과 4월, 그리스 스페인 등 금리가 급등하면서 문제가 확산됐다. 다들 좋아진다고 할 때 또 다른 위기가 왔다.

‘그레이스완(위험 요인이 있지만 예측가능한 상황)’일지, 아무도 예상치 못한 블랙스완이 또 있을지 조심스럽게 봐야 한다.

○유병규 현대경제연 경제연구본부장

우리 경제가 저성장에 빠졌다. 2차 오일쇼크 이듬해인 1980년과 외환위기(1998년),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와 같은 위기 상황을 제외하면 이 정도로 성장률이 떨어진 적이 없다. 수출과 투자, 내수 모두 부진한 것이 문제다.

장기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성장동력도 약화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 0.4% 성장했지만 반등의 힘이 너무 약하다. 그래서 지난해 3분기를 바닥으로 단정하기도 힘들다. 국내적으로 가계부채와 부동산경기침체 등 불안 요인이 아직 남아 있다.

대외 여건도 전에 비해 나아지긴 했지만 불투명하다. 안개가 걷히고 있다고 하지만 탄탄대로는 분명 아니다.

서정환/김주완 기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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