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현장을 찾아서] 반도체산업 견인하는 '스타 팹리스' 기업 더욱 육성해야

입력 2013-01-23 15:31
기고 - 이기섭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원장>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이어가고 있는 국내 반도체산업은 90년대 이후 한국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온 대표 전략산업이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등 스마트기기 시장이 고성장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반도체뿐만 아니라 시스템반도체 분야도 그동안의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시스템반도체 분야는 지난해 245억달러의 수출을 기록했고, 이러한 수치는 메모리반도체 수출(2012년 193억달러)을 추월하는 실적이다.

이 같은 시스템반도체 성장에는 국내 대기업의 적극적인 연구·개발(R&D)과 함께 정부의 전략적인 중소기업 지원책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정부는 1998년부터 ‘시스템 집적회로(IC) 2010 사업’을 전개해 반도체 설계 분야의 전문 인력 양성과 기술 집적을 위한 기초 생태계를 조성해왔다. 2011년에는 후속 조치로 국내 중소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육성과 시스템반도체 설계 강국 입성을 목표로 하는 ‘시스템 IC 2015 사업’을 시작했다. 또 해당 분야 고급인력 양성을 위해 대학 중심의 ‘융복합 혁신반도체 R&D사업’과 창업 초기 실력 있는 기업을 지원하는 ‘스타 팹리스 육성사업’도 병행하며 시장 성장에 기여했다.

정부의 지원과 기업의 자구적인 노력으로 인해 현재 설계만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국내 팹리스 업체는 200여곳에 이른다. 이들은 2001년 0.7%에 불과했던 한국 시스템반도체 세계 시장 점유율을 지난해 8배가량인 5.4%까지 끌어올린 일등공신이다. 텔레칩스를 비롯해 넥셀, 넥시아디바이스, 어보브반도체, 제퍼로직 등 5개 팹리스 업체는 스마트 TV, 스마트폰 및 가전기기의 핵심부품을 설계하는 전문기업으로 열악한 국내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선도자(First Mover) 정신으로 기술을 주도하고 있다.

정부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설계기술을 보유한 이들 5개 스타 팹리스 기업의 육성을 위해 최종 수요처와 팹리스 간의 공동제품 기획을 비롯해 R&D 추진과 정보 공유, 인력 양성에 필요한 산업 생태계 조성에 많은 관심과 꾸준한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시스템반도체는 전체 반도체의 75%를 차지하는 큰 시장이다. 앞으로도 무궁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기업과 정부의 노력 여하에 따라 새로운 차세대 먹거리를 창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스타 팹리스 업체 육성과 더불어 국내 많은 설계전문 기업들의 꾸준한 투자와 지속적인 노력으로 올해 한국 시스템반도체가 성장을 본격화하는 원년이 되길 기대해본다.

이기섭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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