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나 강수진 "나는 마흔여섯살 신인 발레리나"

입력 2013-01-21 17:20
수정 2013-01-22 00:19
"어제와는 다른 오늘을 살기에 신인의 마음으로 공연장 들어서"
지금의 성취는 '반복 연습의 산물'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수석 무용수이자 유일한 종신 단원인 강수진 씨(46·사진). 1985년 동양인 최초 로잔 국제 발레콩쿠르 1위, 1999년 무용계의 아카데미상 ‘브누아 드라 당스’의 최고 여성 무용수 선정 등 ‘최초’와 ‘최고’의 삶을 살아온 그에게 몇 년 전부터 새로운 ‘최고’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전 세계에서 현역으로 활동하는 최고령 발레리나’, ‘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발레리나’ 등이 그것이다.

세간의 관심도 그가 언제까지 현역 발레리나로 활동하고 세계 최정상의 기량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모아지고 있다. 발레리나에게 40세는 환갑에 해당하는 나이. 파리 오페라 발레단과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등은 아예 40세를 정년으로 정해 놓았다. 강씨는 40세를 뛰어넘은 지 이미 오래다.

강씨는 오는 24일 발간하는 자서전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인플루엔셜 펴냄)에서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언제 은퇴할 것인가?”,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는다고 했다. 그는 책 말미에서 이렇게 답한다. “안녕하세요. 마흔다섯 최연소 신인 발레리나, 강수진입니다.”

지난해 자서전을 쓸 때가 마흔다섯 살, 해를 넘겨 마흔여섯 살인 강씨가 ‘최연소 신인 발레리나’라니 무슨 의미일까. 매일 아침 연습장이나 공연장에 들어설 때 스스로에게 외치는 다짐이자 마음가짐이다. 그는 책 제목처럼 “‘내일’을 기다리지 않고 매일 하루하루 ‘오늘’을 충실하게 살고 있다”고 했다. “한참 나이 어린 후배들에게도 배울 점이 있다면 배우려 노력하고, 날마다 어제보다 나은, 어제와는 다른 오늘을 살아가기에 ‘신인’ 같은 설레는 마음으로 연습실이나 공연장 문을 연다”고 설명했다. 강씨는 “언젠가는 은퇴해야 하겠지만, 최소한 그것이 오늘은 아니며 그렇다면 난 오늘 어제의 나를 넘어서기 위해 어제보다 1분을, 한 번 더 연습할 것”이라며 “그렇게 나는 예나 지금이나 즐기면서 연습과 공연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씨는 요즘도 하루에 10시간 이상 연습한다고 했다. 상당한 연습량이지만 매일 18~19시간씩 연습하며 남들이 20일 정도 신는 토슈즈를 하루에 네 켤레나 갈아 신었던 젊은 시절에 비해서는 많이 줄어들었다. 그는 “젊을 때가 더 힘들었지 지금은 힘이 남아돈다”고 했다. “젊었을 때는 발레 속으로 내가 걸어들어가기 위해 발버둥 치느라 있는 힘을 다 소진했다면, 지금은 마음 가는 대로 춤을 추면 발레가 나를 향해 걸어오는 느낌이 든다. 나는 그저 그렇게 다가온 발레와 함께 충분히 즐기기만 하면 되는 것”이라고 썼다. 2년 전 ‘더 발레 갈라’ 공연 기자회견장에서 “아직 보지 못했다”고 했던 ‘발레의 경지’에 다다른 듯하다.

자서전은 수줍고 내성적인 성격의 소녀가 열정과 노력으로 수없이 닥친 시련과 고통을 이겨내고 ‘세기의 발레리나’로서 세상의 중심에 서기까지 과정을 다양한 에피소드와 함께 들려준다. 그는 자신이 이룬 업적과 성공을 ‘반복의 산물’이라고 말한다. 강씨는 “발레를 시작한 후 30년 이상을 시한부 인생으로 살아왔다”며 “내일은 없다는 생각으로 절실하게 맞이한 오늘을 100% 살아냈고, 그 하루하루가 모여 지금의 내가 됐다”고 강조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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