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이 야당의 쌍용자동차 국정조사 추진에 대해 “경영정상화에 도움이 안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 장관은 1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참석해 “국회에서 가급적이면 개별 사업에 대한 정치적 개입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를 판단해주시면 좋겠다. 노사도 국정조사에 대해 부정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또 쌍용차를 인수한 마힌드라 그룹의 대주주를 만난 사실을 거론하며 “정치적으로 정리해고 문제를 접근하면 쌍용차 경영정상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민주통합당 환노위 간사인 홍영표 의원은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인수한 이후 제대로 투자를 안한게 가장 큰 문제가 아니냐. 그래서 시장경쟁력을 잃었다”며 “국정조사를 안하면 경쟁력이 바로 생기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이어 이 장관을 향해 “쌍용차가 회계조작으로 ‘기획부도’를 했다는 게 명백하게 드러났다”며 “기업이 불법을 저지르든 말든 기업만 잘되면 된다는 논리에 빠진거 같다”고 비판했다.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도 “국회의 국정조사가 장관 허락을 맡아야 하는 것이냐”며 “정치적 논란을 누가 만들었느냐. 새누리당과 박근혜 당선자가 국정조사를 한다고 했다가 안 한다고 말을 바꾸면서 되레 정치적 논란이 된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야당 환노위원들은 쌍용차 국정조사 실시를 한목소리로 촉구했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은 반대 목소리를 내며 이 장관을 거들었다. 주성영 의원은 “쌍용차 국정조사를 정략적으로 이용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최봉홍 의원은 “국정조사를 하더라도 정리해고자 복직, 회계조작 책임자 징계 등은 불가능한 조치 아니냐”며 국정조사 실효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새누리당의 반대로 이날 환노위에서는 ‘쌍용차 국정조사 추진 결의안’이 채택되지 못했다. 노동운동가 출신이자 새누리당 환노위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새누리당이 지난해 12월 대선 과정에서 ‘대선 이후 실효성 있는 국정조사를 실시한다’는 입장은 아직까지 존재한다”며 “결의안 요구에 대해 이한구 원내대표에게 적극적으로 말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지도부는 쌍용차 국정조사 실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이다. 이 원내대표는 여러차례 국정조사 반대 의사를 밝혔다. 1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는 것도 국정조사 실시 여부를 놓고 여야가 맞서고 있어서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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