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주도하는 막강 파워 부처지만
'컨트롤 타워' 맡은 경제부총리가 총괄 조정
신설되는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가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합친 ‘공룡부처’로서 독립적이고 막강한 파워를 형성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경제부총리를 겸하는 기획재정부의 지휘 통제를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관계자는 18일 “미래부가 당선인의 철학인 창조경제를 구현하기 위해 신설되는 일종의 ‘브랜드 부처’이지만 경제 분야 컨트롤 타워를 맡게 될 재정부가 선임 부처인 만큼 총괄조정 기능은 경제부총리를 겸하는 재정부에 있게 된다”고 말했다.
당초에는 과학기술을 여러 산업 분야에 접목해 경제를 키우고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개념의 창조경제 구현을 미래부가 맡아, 경제 선임부처인 재정부 및 총리실 산하 복지정책을 총괄하는 ‘사회보장위원회’와 함께 수평적 관계의 3대(大) 컨트롤 타워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여겨졌다.
인수위에서 한때 경제부총리제 부활에 부정적 기류가 있었던 것도 부총리 부처가 생기면 미래부 역할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이란 이유가 작용했다. 이에 대해 인수위 관계자는 “경제부총리 부활은 당선인의 경제부흥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경제 분야 컨트롤 타워 역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창조경제는 박 당선인 경제관의 기저에 흐르는 철학으로 재정부가 이를 총괄, 구현해야 하는 역할도 맡아야 하는 만큼 미래부와 충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정부는 선임 부처로서 총괄 기획 및 조정을 맡고 미래부는 실행 부처로서의 성격을 갖는다는 것이다.
미래부 장관은 경제부총리제 부활로 신설이 예상되는 경제장관회의 멤버로 참석해 부총리 겸 재정부 장관의 지휘 체계를 따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장관회의는 김영삼 정부 때 있었던 정부조직법 상의 회의체로, 경제 관련 정책 입안은 물론 부처 간 업무 조정을 총괄하는 부총리 주재의 회의체였다. 현 정부에서 재정부 장관이 주재하는 위기관리대책회의가 단순 협의체인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
위기관리대책회의는 경제 장관(급)들이 멤버이지만 재정부 장관의 실질적인 지휘 권한이 없다. 특히 부처 간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린 이슈에서는 조정력에 한계가 컸다. 서비스업 선진화 과제의 하나로 추진된 영리의료법인 도입이 재정부와 보건복지부 간 갈등으로 무산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박 당선인이 경제 컨트롤 타워 필요성을 강조해온 만큼 경제조정회의가 부활되면 부총리가 이 회의체를 통해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할 것이라고 인수위 관계자는 설명했다. 경제 관료를 지낸 한 인사는 “경제장관회의 권한이 막강해 부총리가 이 회의체를 통해 경제 관련 모든 부처를 통제하고 업무를 조정하는 사실상의 컨트롤 타워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조정회의에는 새 정부에서 개편되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 미래부는 물론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등 11개 부처 장관(급)이 참석한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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