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때 기업대출 늘렸는데, 이제와서 질책이라니…"
구조조정 기업·PF 부실 탓
1.5~1.9% … 목표치 웃돌아
금감원 기준조정 여부 주목
“어려울 때 기업 대출을 늘렸는데, 이젠 부실채권(고정이하 여신) 비율이 높다고 질책을 받네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기업 채권까지 팔 수도 없고…. 답답합니다.”(우리은행 관계자)
우리·산업·농협·수협은행 등 4개 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부실채권 비율이 금융당국의 목표치를 크게 웃돈 것으로 파악됐다. 그동안 금융감독원은 은행들에 부실채권 비율을 1.3% 수준(은행권 평균)으로 맞추라고 지도해 왔다. 금감원은 목표치를 충족하지 못하는 은행들의 부실채권 현황 및 정리계획을 따져볼 계획이다. 하지만 은행들은 난감해하고 있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한 기업 및 가계 관련 부실채권을 한꺼번에 털어내기가 쉽지 않아서다.
17일 은행권 및 금융당국에 따르면 우리·산업·농협·수협은행 등 4개 은행의 작년 말 기준 부실채권 비율은 1.5~1.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의 작년 말 기준 부실채권 비율은 1.67%로 9월 말(1.87%)보다 낮아졌지만 목표 비율을 크게 웃돌았다.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건설사 등 어려움을 겪는 기업 관련 대출이 많아서다. 고정이하 여신만 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역시 작년 말 기준 1.48%로 목표 비율을 맞추는 데 실패했다. 우리은행과 마찬가지로 기업 여신이 많은 탓이다.
농협은행과 수협은행도 비상이 걸렸다. 정리가 안 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부실채권이 발목을 잡았다. 농협은행과 수협은행의 작년 말 기준 부실채권 비율은 각각 1.76%, 1.99%로 추산됐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건설 등 경기 민감 업종에 대한 익스포저(위험 노출)가 많았다”며 “올 상반기 안에 전체 PF 사업장을 재평가하고 부실채권을 조기 매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부실채권 비율 목표치를 넘긴 은행들을 대상으로 처리 현황을 점검하고 따로 정리계획을 받기로 했다. 올 상반기까지 부실채권 정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은행별로 MOU(양해각서)를 맺고 집중 관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은행들은 비상이다. 부실채권을 팔려고 해도 사줄 곳이 마땅치 않는 등 시장 경색으로 부실채권을 정리하기가 여의치 않아서다.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도 부실채권 정리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부실채권을 털어내면 부실채권 비율은 떨어지지만 이익도 함께 감소하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선 쉽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 중인 기업들에 대한 채권은 채권금융기관 협약에 묶여 있어 정리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기업금융 비중이 큰 은행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구조조정에 들어간 기업들이 자체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는 와중에 은행이 채권을 정리할 수 있겠느냐”며 “기업 대출이 많은 은행들만이라도 부실채권 비율 목표치를 상향 조정해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우선 경기 침체에 따른 부실채권 증가 예상치를 분석한 후 부실채권 비율 목표치 조정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장창민/김일규 기자 cmjang@hankyung.com
▶ '개콘' 김대희, 족발집 '몰빵' 한달 챙기는 돈이
▶ 박신양이 자랑한 '7천만원대' 신혼집 보니
▶ 20대男 "부킹女와 모텔 갔지만…" 대반전
▶ 女교사, 트위터에 올린 음란한 사진 논란
▶ 완벽 미모女 "남편이 시도 때도 없이…"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