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용 車 사라진다"···영세 상인들, 유지비 가장 싼 차인데

입력 2013-01-16 15:31
수정 2013-01-16 18:12
한국GM, '다마스·라보' 내년부터 생산 안해

# 16일 오후 지하철 학동역 일대에서 기아차 타우너로 노점상을 꾸린 박모 씨(여·50대). 점포를 얻을 여유가 없어 9년째 이 곳에서 떡복이와 순대 장사를 하는 그는 "강북 상봉동에서 강남 논현동까지 출퇴근을 하는데 일주일 기름 값이 2만 원이면 충분하다" 며 "강남 지역에만 나처럼 노점상하는 사람들이 200여명 정도 된다"고 귀띔했다.

# 같은 날 논현동 서울세관 사거리 인근. 택배업에 종사하는 김모 씨(남·50대)는 다마스로 화물용달 업무를 본다. 그는 "며칠 전 방송을 통해 다마스가 단종된다는 뉴스를 봤는데 다마스보다 유지비가 싼 차는 아마도 없을 것" 이라며 "한 달간 배달 업무를 봐도 기름 값이 10만 원이 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년 이상 서민들의 '발' 노릇을 해온 경상용차. 최근 한국GM이 올해를 끝으로 다마스와 라보를 단종한다고 밝히면서 소상공인들의 생계 수단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두 차종은 기아차가 2002년 타우너 생산을 중단하면서 국내 유일의 경상용차로 남아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회사의 전략 차종도 아니고 수익성도 없는 모델이어서 신차 개발이 힘들다" 며 "정부의 친환경 규제 강화로 생산을 더 이상 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체로 영세 자영업자들이 이용하는 다마스와 라보는 700만~900만 원 선에서 판매중이다. 국내에서 가격이 가장 싼 데다 LPG(액화석유가스)를 연료로 해 유지 비용이 적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현대·기아차 1t 트럭 포터와 봉고에 비해 가격이 절반에 불과하다.

지난해 다마스와 라보 판매량은 1만4000대로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업계는 경기 불황으로 경상용차를 찾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난 때문으로 보고 있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경기 침체 여파로 생계형 모델의 판매가 늘어났다. 중고차 거래업체 SK엔카에 따르면 작년 한해 중고차 시장에서 다마스와 라보는 전년(5200대)보다 증가한 7600여대 팔린 것으로 추산된다.

이 회사 임민경 홍보팀장은 "보통 경상용차는 생계형으로 많이 찾기 때문에 수요가 꾸준히 많다" 며 "모델이 단종되도 수요가 있어 중고차 가격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선 국내 점유율이 가장 높은 현대차가 '서민차'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현대차는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경차도 내수 시장에서 팔지 않고 있다.

현대차가 만드는 경차 'i10'은 인도 등 해외 신흥시장의 전략 차종으로만 팔리고 있다. 일본의 대표 기업인 도요타자동차가 서민용 경상용차를 자국 시장에 판매하는 것과 대조된다.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환경 규제와 안전 사양 강화 조치로 지금의 경상용차는 향후 대체 차종이 필요한데 마땅한 대안도 없다" 면서 "기업의 이윤논리에 의해 생산이 중단된다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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