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금융도시시민연대와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부산시민단체협의회는 16일 이달 중에 한국거래소(KRX)의 공공기관 해제를 강력히 촉구했다.
부산시민단체들은 “부산이 파생특화금융중심지로 지정된지 3년이 지났으나, 파생금융중심지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여야 할 한국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으로 금융중심지 정착은 답보상태에 빠져있다”며 “신 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부산이 진정한 금융중심지로 정착하기 위한 최소한의 수단인 한국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을 해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최근 영국의 금융허브지수에서 서울은 9위로 급상승 한 반면 부산은 조사대상 77개 도시에도 들지 못할 정도로 부산의 금융중심지는 빛좋은 개살구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정부가 부산의 파생특화금융중심지 정착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한국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분석했다. 시민단체는 공공기관 지정 당시 충분히 예견되었던 사항이었기 때문에 지정당시에도 100만 부산시민 반대서명운동 등 강력한 지정반대운동을 전개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부산을 파생금융중심지로 특화시키기위해 부산의 선물거래소와 서울의 증권거래소를 통합해 한국거래소의 본사를 부산지역에 둔 정부가 한국거래소ㅣ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해 정부의 통제하에 두겠다는 발상은 부산시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정부가 명분 없이 한국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붙잡아 놓고 있는 것은 관치금융의 대표적 사례라며 시급히 해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국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은 주주와 법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등 위헌 소지를 안고 있고, ‘독점적 사업권을 부여받은 기관 중 총 수입액 절반 이상이 독점적 사업에서 발생할 때 준정부기관으로 정할 수 있다’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의 근거 조항은 사영기업을 함부로 국유 또는 공유로 이전할 수 없다는 헌법 126조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또 올해 초 산업은행과 산은지주는 해제하면서 순수 민간회사인 KRX를 뺀 건 형평에도 맞지 않다며 정부의 규제와 간섭에 묶여선 해외거래소와 경쟁에서도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KRX가 공공기관에서 해제되면 정부 눈치를 보느라 손발이 묶였던 해외시장 진출이 활성화되고 기업공개(IPO)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했다. 위축됐던 부산기업으로서의 위상도 되찾을 계기를 마련,부산금융도시 도약에 힘을 쏟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율 경영이 이뤄지면 그동안 부진했던 ‘부산화 프로그램’도 활발하게 추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IPO에 따른 상장차액의 상당 부분을 부산금융중심지 인프라 구축에 투자할 수도 있다”며 “이런데도 정부가 KRX를 계속 움켜쥐겠다면 퇴임관료의 낙하산 인사를 위한 안전장치를 유지하려는 것이란 비판을 자초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대표들은 “대통령 당선자 역시 지난 12월 유세과정에서 부산금융중심지 육성과 자본시장의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해 한국거래소의 공공기관해제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한국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해제와 부산의 파생특화금융중심지 정착에 적극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360만 부산시민을 대신하여 조속한 시일내에 한국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해제를 이행해 증권,파생상품시장의 위상을 회복하고 부산이 명실상부한 동북아 파생특화금융중심지로 발돋움 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