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못채운 자사고 강제 퇴출시킨다

입력 2013-01-11 16:44
수정 2013-01-12 06:43
전국 49곳중 13곳 또 미달…교과부, 일반고로 전환키로


신입생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일부 자율형 사립고에 대해 정부가 지정을 강제 취소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11일 “수험생과 학부모의 선택을 받지 못한 자율형 사립고는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일부 부실한 학교를 정리하고 자율고의 내실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3학년도 고교입시에서 전국 49개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가운데 서울 5곳, 지방 8곳 등 13곳이 정원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4년 연속 미달 학교까지, 보완시급

서울지역에서는 지난해 11월 1차 모집에서 8개교가 미달했으며, 최근 끝난 3차 모집에서도 경문고(경쟁률 0.72 대 1) 대광고(0.75) 미림여고(0.63) 숭문고(0.79) 우신고(0.83) 등이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서울지역 자사고는 2010학년도에 2곳, 2011학년도에 13곳, 2012학년도에 11곳이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등 4년 연속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숭문고는 4년 연속, 미림여고는 2년째 미달 사태를 빚었다.

자사고는 이명박 정부의 ‘고교다양화 300’ 정책에 따라 2010년 26곳, 2011년 25곳이 문을 열었지만 신입생을 한 명도 받지 못한 서울 동양고가 2011년 말, 정원을 60%도 채우지 못한 용문고가 지난해 각각 일반고로 전환됐다. 등록금이 일반 고교에 비해 최대 세 배 비싼 반면 신입생 선발은 중학교 내신 상위 30%(서울은 50%) 가운데 추첨해야 하는 등 학교의 선발권이 없다는 점이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올해 첫 대입 도전에 나선 자사고들의 진학 실적이 기대만큼 높지 않았던 점이 일부 학교의 미달사태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역, 설립 주체에 따라 심각한 양극화

자사고는 대선과 서울시교육감 재선거에서도 존폐 논란이 빚어졌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교육제도를 급하게 바꾸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미비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언급했고 문용린 서울교육감도 “학생들의 다양한 학교 선택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이에 따라 새 정부에서도 자사고 체제는 유지하되 일부 부실한 곳은 일반고로 전환시키는 등 내실화 정책을 펼 것으로 알려졌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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