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카페)노동계 冬鬪 바람…현장 조합원은 ‘싸늘’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총파업을 결의하는 등 노동계에 때아닌 동투(冬鬪) 바람이 불고 있다. 새 정부에 강한 인상을 주려는 의도지만 현장의 반응이 시큰둥해 ‘시늉’으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11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모든 조합원이 참여하는 주·야간 4시간 부분파업을 오는 30일에 할 계획이다. 요구사안은 △불법파견 정규직화 △정리해고 철폐 △노조파괴 및 손배가압류 중단 등이다. 총파업에 앞서 오는 18일 민주노총이 ‘조합원 상경 결의대회’를 하고 19일에는 진보단체 등과 함께 ‘범국민시국대회’를 열어 투쟁 동력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금속노조의 이번 총파업은 현대차지부와 쌍용차지부의 철탑농성이 길어지고 있고 노조 간부들이 연쇄자살을 하는 등 현안에서 비롯된 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곧 들어서게 될 새 정부에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의도가 크다는 게 노동계 안팎의 관측이다. 원창희 한국기술교육대 고용노동연수원 교수는 “요구사안이 원칙적인 것들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그걸 이루겠다기보다는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 조합원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금속노조는 지난달 17일 소집한 대의원대회에서 이번 총파업을 결의했는데 당시 기아자동차지부와 한국GM지부는 불참을 결정했다. 오는 14일에는 금속노조 간부가 현대자동차를 방문해 참여를 독려할 예정이지만 현대차는 현재 정규직노조와 비정규직노조가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이어서 힘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 ‘완성차 3사’가 파업에서 이탈하면 중소 협력업체 노조도 함께 이탈하는 경향이 있다. 한 노동계 인사는 “파업으로는 사용자나 정부에 타격을 주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조퇴든 휴가든 내게 하고 사람들을 최대한 모아서 집회를 여는 게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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